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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코리안 프렌들리’

입력 : 2009-04-07 10:30:01 수정 : 2009-04-07 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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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임 대표 한글 명함 갖고 다니는 지한파
게임 '와우' 석가탑·남대문 등 아이템 등장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
블리자드의 한국 사랑이 뜨겁다.

지난해 말 한정원 블리자드 코리아 대표를 북아시아 지역 총괄 본부장으로 파격 승진시키는 등 서비스 외에 기업활동에도 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이로써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3권역으로 나뉜 블리자드의 사업 구조에 한정원 본부장이 핵심 멤버로 한 축을 꿰찬 셈이다.

이같은 파격 인사에 국내 한 온라인 게임기업 대표는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에 대단히 공을 들이는 것 같다”며 “한국 지사장을 북아시아 총괄 수장으로 승진시킨 소식에 사뭇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블리자드의 애착은 매출과는 무관하게 매년 급속히 커지고 있다.

미국 블리자드 본사의 배려와는 달리, 한국은 실상 블리자드에 많은 매출과 이윤을 가져다주는 효자 시장이 아니다. 블리자드의 전세계 매출인 1조 5000억원 가운데 한국에서 만들어진 부분은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 등의 기여도가 더 크다.

하지만 신작 공개는 매번 한국에서 먼저 시작되고 블리즈컨이나 WWI(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 같은 축제마다 한국에서 공수된 프로게이머들이 참가해 실력을 뽐내곤 한다. 최근 업계 최대 이슈인 ‘스타크래프트2’ 역시 개발상황이,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이같은 블리자드의 ‘코리안 프렌들리’(Korean Friendly) 정책은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설립자 겸 현 대표로부터 출발한다. 

모하임 대표에게는 ‘지한파’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그의 한국 사랑은 한글 명함으로도 증명된다. 굴림체로 한글 이름이 새겨져 있고, 전화와 팩스라는 글자 또한 마찬가지다. 모하임 대표는 늘 한국을 ‘e스포츠의 수도’라고 칭한다. 이는 곧 설파돼서 블리자드 마니아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블리자드가 선보인 게임속에도 한국 사랑의 증거는 쉽게 발견된다.

대표작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한국적인 색채가 곳곳에 곁들여져 게임을 즐기는 동안 한국을 보고·입고·먹을 수 있다. 석가탑이나 남대문처럼 한국의 전통 양식을 알리는 건축물들을 비롯해 상점마다 아롱다롱 경단, 천도복숭아, 정통 팥죽, 신선로, 청의홍상, 궁중당의 등 한국 고유의 아이템이 등장한다.

특히 음식 아이템 중에는 깍두기, 배추김치, 김치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김치류가 주목을 끈다. ‘와우’에 한국을 상징하는 음식인 김치가 구현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던 한 유저가 김치 수십 상자를 블리자드 한국 지사로 보냈고 이에 고무된 지사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김치가 추가됐다는 일화도 있다. 게임 내 대도시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전통 한복도 구입할 수 있다.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나 먹거리 등도 한글의 고유 표현이나 의미를 담아 전세계 유저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천도복숭아는 ‘Heaven Peach’, 신선로는 ‘Shinsollo’, 궁중 당의는 ‘Royal Dangui’로 번역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밖에 ‘와우’의 두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에는 무려 80여명의 국내 성우들이 한글화 작업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성우 협회 소속 성우 숫자가 200명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글화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 실감하는 대목이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비록 한국산 게임은 아니여서 ‘게임한류’의 범주에는 아쉽게도 해당되지 않지만, 블리자드의 각별한 한국 사랑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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