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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재도약 위해 다시 뛴다

입력 : 2009-08-22 17:55:25 수정 : 2009-08-22 1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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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 명성 재현”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은 넥슨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중국에 진출한 ‘비엔비’와 ‘카트라이더’는 억 단위가 넘는 회원을 거느리며 연일 기록을 경신했고, 온라인 게임의 불모지 일본에서는 ‘메이플스토리’가 TV 애니매이션으로도 제작돼 ‘포켓몬스터’를 울렸다. 북미 시장 역시 선불카드 시스템을 도입,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한 주역이 됐다.

유럽과 남미에서도 넥슨이 만든 게임이 등판하면서 ‘게임코리아’의 명제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넥슨은 후속 히트작을 발굴하지 못하며 정체되는 모습이다. 현실에 만족했던 안일함과 ‘넥슨다운 게임’에만 치우친 게 원인이었다.

요즘 서울 역삼동 넥슨 본사에는 ‘∼한 과거 대신’이라는 표현이 자주 회자된다. ‘이름을 날리던 과거 대신 차근차근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식이다.

한국 넥슨을 진두지휘하는 두 수장, 서민·강신철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시장이 변한 것을 실감한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정상의 권좌에서 누리던 영광이, 흐르는 세월에 맞춰 제때 적응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원인을 발견한 만큼, 두 대표는 ‘넥슨이라는 이름값’을 재현하겠다는 다짐이다. 개발과 퍼블리싱(유통), 신규 사업 분야 모두 넥슨다운 변혁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서민 공동대표(왼쪽), 강신철 공동대표

◆과감함 대신 신중함으로

앞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일까? 넥슨이 근래 보여주고 있는 서비스 행보는 신중함이 묻어난다.

‘우당탕탕대청소’·‘버블파이터’·‘슬랩샷’ 등 넥슨의 사업 영역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작품들이 연속 고배를 마시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특히 넥슨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캐릭터, ‘배찌’와 ‘다오’를 전면에 내세웠던 ‘버블파이터’가 참패한 것은 충격 수준이다. 이는 신작에도 영향을 미쳐, ‘에어라이더’·‘허스키익스프레스’·‘카바티나온라인’·‘드래곤네스트’ 등이 출시가 미뤄지거나 늦게 서비스에 돌입했다.

잦은 연기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법도 했지만, 게임 완성도를 기대하며 “기다리겠다”는 충성 유저층이 더욱 두터워지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비노기 영웅전’이다. 당초 이달 서비스를 계획했던 이 게임은 한시적으로 연기된 상태인데도, 유저들은 게시판을 통해 “완성도를 갖춰달라”며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강신철 대표는 “완성도와 게임성, 서비스 안정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며 “개발과 서비스면에서 차근차근 신중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최대 자랑거리였던 퍼블리싱 사업도 재차 점검을 마쳤다. 10여명의 소수 정예인력들이 ‘퍼블리싱 명가’ 타이틀에 재도전한다. 백화점식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던 구태에서 탈피, 변화된 시장에 맞춰 ‘게임성’을 포인트로 잡고 게임 발굴에 한창이다.

잘 되는 게임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던 마케팅 패턴도 수술대에 올랐다. 전반적으로 경비를 줄인 가운데, 시장에서 가능성을 지닌 작품에는 과감하게 지원하고 있다. 서민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 게임성을 인정받지 못할 때 가장 가슴 아프다”면서 “여러 작품이 골고루 인기와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신수종 사업도 ‘착착’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 같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을 기반으로, ‘에어라이더’·‘허스키익스프레스’ 등 후속작들이 차츰 인기를 이어가면서, 넥슨은 신수종 사업 발굴에도 시선을 쏟고 있다. 웹보드 게임 등 사업 다변화와 스튜디오별 개발작 기획이 여기에 해당한다. 웹보드 게임 분야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강신철 대표는 “웹보드 게임이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가능성이 높고 수요도 발견된다”며 “좋은 콘텐츠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총 7개에 달하는 내·외부 개발 스튜디오에서 길게는 수년을 바라보며 각 2∼3개 작품을 준비중이다.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인수한 네오플도 히트작 ‘던전앤파이터’ 외에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의 미래를 그려가는 거시적인 경영활동도 변혁의 중심에 섰다. 넥슨의 독창적인 게임프로세스를 일컫는 ‘허들시스템’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넥슨 본사를 중심으로 중앙집권방식의 서비스 기획·진행이 스튜디오별로 분권화 체제에 접어들었다. 이는 곧 스튜디오에서 자생력을 키우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넥슨은 북미 법인을 통해 미국 MTV 계열 미디어업체인 비아컴과 온라인 광고 등과 관련,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서민 대표는 “장기적으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넥슨은 기존 게임의 안정적인 매출과 신규 작품의 흥행을 예상하면서 2009년 매출 목표를 65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환차익도 작용했지만 시장 발굴과 게임 매출 확대로 기여한 바가 더 크다.

한편, 대외협력실도 확대했다. 그동안 대외협력 업무는 NHN 한게임 등 웹보드 위주로 사업을 꾸려가는 업체에서 주도했던 게 사실. 넥슨은 이런 점에서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최근 실무 인력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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