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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 ­G-세상 바로보기­]마녀사냥식 게임규제, 산업근간까지 흔든다

입력 : 2010-04-20 15:36:05 수정 : 2010-04-20 15: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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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는 마치 21세기형 마녀사냥이 한창인 듯한 분위기입니다.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게임이 문제야’라는 식 발언은 자칫 산업 자체의 근간을 도려낼 것 같은 쓰라림으로 전해집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외에, 이제는 ‘청소년’ 또는 ‘사회적 보호’라는 명목만 갖다 붙일 수 있다면 여기저기서 게임에 대한 규제를 목청껏 외쳐대고 있으니 말입니다.

게임 과몰입이나 아이템 거래 성행 같은 게임을 둘러싼 다소 부정적인 표현이 오히려 무뎌질 만큼, 동원되는 방법도 어느새 더 광범위해지는 모습입니다. 엄연히 법적 해석으로 아이템 거래의 위법성이 완화됐고 게임업체마다 자발적으로 과몰입 예방책을 도입하고 있는데도, 유관 기관들은 이 모든 과정에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형국입니다.

급기야 주무부처와는 별도로 타 부처가 정책과 권한을 넘보는 돌출행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성부가 토론 절차도 없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로 인해 효율성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게임 서비스의 첫 단계인 등급 부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최근 블리자드의 신작 ‘스타크래프트Ⅱ’에 18세 이용가를 적용했는데요. 이같은 결정에 실 수요자층인 청소년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0세기 말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IMF 시절, 정부 주도로 등장한 ‘신지식인’이라는 조어가 있습니다. 신지식인은 학력에 상관없이 지식을 활용, 부가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하는 사람을 일컫는데요. 온라인 게임도 신지식인들이 발전시킨 분야 중 한 곳입니다.

이 연장선에서 신지식인들이 2010년판으로 내놓은 결과물로, 트위터와 아이폰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결정체는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으로 실시간 이야기하고 여러가지 콘텐츠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발상’이 탄생 배경인 셈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지식을 규정하는 필요충분 조건입니다.

정권이 바뀌었을지언정, 게임 산업을 이끌어가는 신지식인들은 세계인이 즐거워할 작품 개발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직 게임산업은 역사와 규모면에서 걸음마 수준입니다. 이는 곧 규제 대신 진흥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막대한 부가가치를 일궈내는 게임산업을 한국의 대표주자로 키우는 게 급선무입니다. 한국만 공감하는 것이 아닌, 한국인들조차 수긍할 수 없는 정책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요?

“사회주의 국가도 이보다 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 게임 관계자의 항변은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70∼80년대 학번에 통용되던 잣대로 2010년식 온라인 게임산업을 잘못 진단(診斷)하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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