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짜릿한 동점 투런 홈런을 포함한 3타점으로 6-2 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의 4타수 1안타 3타점 활약을 앞세운 두산은 초반 부진을 딛고 9승8패로 선두와의 승차를 부지런히 좁혀나가고 있다.
한 때 4할에 도전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던 김현수는 올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애를 태웠다. 잘 맞은 타구까지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일이 겹치면서 2할 타율도 맞추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롯데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날린 후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3점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김현수는 한화를 상대로 두 경기만에 또 대포를 가동했다. 0-2로 끌려가던 3회 무사 1루에서 큼직한 투런 아치로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이다.
김현수는 한화 투수 클레이를 상대로 볼카운트 3B-2S에서 몸쪽 높은 142㎞ 직구를 걷어올려 대전구장을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중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시즌 2호 홈런이자 비거리 125m의 대형 아치였다. 이어 호르헤 칸투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5-2로 앞선 7회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뽑았다.
그동안 김현수의 부진은 두산의 가장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점차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두산 벤치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김현수의 첫 홈런이 나왔을 때는 송일수 감독이 자신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할 정도로 팀의 숨통이 확 틔였다.
아울러 김현수는 경기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의 성금을 내놓았던 터라 이날 활약이 더 주목을 받았다. 김현수는 “적은 돈이지만 피해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마음도 보여줬다.
경기 후 김현수는 “무엇보다 코치님들의 도움이 컸다.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자신감을 심어줘서 힘을 얻었다”며 “팀원들이 전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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