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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LG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였을까

입력 : 2014-04-23 22:14:30 수정 : 2014-04-24 09: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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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LG 트윈스의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맞는 것일까.

김기태 LG 감독이 23일 성적 부진에 따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면서 LG의 사령탑 자리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김기태 감독은 만년 하위 팀이었던 LG를 맡아 지난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등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번 사퇴가 더 충격적이다.

사실 김기태 감독이 사령탑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독이 든 성배를 떠안게 됐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이전에 LG 사령탑을 맡은 감독들이 줄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했기 때문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바로 직전 사령탑이었던 박종훈 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2011시즌이 끝나자마자 자진 사퇴한 박 전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박 전 감독은 취임 당시 팀을 리빌딩하라는 구단 차원의 부탁과 함께 5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선물을 받았지만 겨우 2년 만에 쓸쓸히 팀을 떠났다.

LG는 2002년 이후 김기태 감독까지 5명의 사령탑이 거쳐갔다. 그런데 김재박 감독을 빼면 2년 이상 팀을 맡은 감독이 없었다. 김기태 감독도 당초 3년 계약을 맺고 올해 3년째 시즌을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겨우 17경기를 마친 후 지휘봉을 내려놓고 말았다.

LG에서 감독을 맡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너무 큰 관심을 받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자존심’이라는 팀 슬로건에 맞게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팀이 바로 LG다. 따라서 잘 할 때는 칭찬이 쏟아지지만 성적 부진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비난이 이어진다.

게다가 LG 그룹 차원에서도 야구단에 부담이 될 정도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야구단에 ‘입김’을 넣을 수 있는 ‘고위층’도 많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LG 사령탑은 심한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독이 든 성배’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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