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톱타자 이종욱(헬멧 쓴 39번)이 우커송 제2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첫 판 미국전에서 7-7 동점이던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린 뒤 뛰쳐나온 동료에게 둘러싸여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기동력의 핵인 이종욱이 13일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 1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결승타점을 올리며 한국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이종욱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7-7로 팽팽하던 9회말 1사 3루에 이종욱은 이날의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의 투수는 제프 스티븐스는 끝내기 만큼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150㎞가 넘는 빠른 강속구를 뿌려대며 이종욱을 윽박질렀다.
하지만 이종욱은 주눅들지 않았다. 빠른 스윙으로 젭센의 공에 적응한 이종욱은 투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투 스트라이크 상태이기에 장기인 번트를 댈 수 없었지만 이종욱은 큰 문제가 없다는 듯 자신감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날렸다.
미국 중견수 덱스터 포울러가 이를 잡고 홈으로 뿌려봤지만 공은 홈플레이트를 크게 벗어났고 이 사이 3루 주자 이택근이 매섭게 홈으로 질주하며 결승점을 올려줬다.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이종욱은 환호했고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나가 이종욱을 축하했다.
이종욱은 이 결승타점 이전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결승타점은 자신의 활약에 화룡점정이었던 셈이다. 1회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깔끔한 좌전안타로 살아있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후 도루를 시도했지만 2루심의 오심으로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3-3으로 팽팽하던 5회에는 1사 1루 상황에서 특유의 기습번트 안타를 만들어내며 기회를 이어가게 했고 이후 터진 이승엽의 안타 때 홈을 밟기도 했다.
이런 활약이 있었기에 김경문 감독은 9회 결정적인 순간에도 이종욱을 믿고 기용할 수 있었고 결국 이종욱은 승리의 밑거름이 되며 이에 보답했다. 김경문 감독은 “놀랍도록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이징=스포츠월드 올림픽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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