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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 풍경소리] 내 마음의 CCTV, 양심

입력 : 2014-09-02 17:31:54 수정 : 2014-09-02 17: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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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검사장의 음란행위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이 사건을 풀어준 열쇠는 역시 CCTV였다. 온갖 종류의 사건이 끊일 날이 없다 보니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공익을 빌미로 개인의 사생활이 침범 받는다며 불쾌히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그러나 온갖 기이한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다보니 CCTV는 필요악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감시카메라가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테러 방지를 위해 다양한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CCTV의 순기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감시 활동으로 말미암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즉, 개인의 정보 누출이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뭐 문제될 게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는 역시 쉽게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이미지에 민감한 문화 속에서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카메라에 찍힌 이미지가 정부나 기업의 감시 카메라에 담긴다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방송가에서는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도 있다. 일종의 관음증이 호기심을 근거로 연예인들의 일상을 몰래카메라로 재미화한 것인데 이러한 몰래카메라는 일찍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묘사된 적이 있다. 이 소설은 1948년도에 집필된 책이다. 그 당시에 이미 이러한 미래를 내다 본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억누르는 정권이나 그 지도자를 흔히 ‘빅 브라더’(Big Brother)로 명명하는데 바로 이 소설에서 다뤄진 주제가 독재자인 권력자가 정적을 차단하고 반대 세력이나 사상을 감시하고자 모든 곳에 몰래카메라 같은 것을 설치에 사고와 생각까지 감시하고자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그야말로 면밀하게 감시하는 상황을 무섭게 그려낸 작품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는 주요 인물들이나 일반인의 사생활 추적은 비단 CCTV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화 통화는 감청되고 이메일은 언제라도 해킹될 수 있으며, 컴퓨터의 키보드 정보는 근무 시간에 제대로 일했는지를 드러나게 한다. 차량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과속을 했는지 또 어디로 이동했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인터넷이나 백화점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정보는 개인의 구매 습관과 금융 거래 내역을 그대로 노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독(愼獨)은 참으로 훌륭한 정신이다. 율곡 이이선생은 본인의 행동의식을 신독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혼자 있을 때 더욱 바르고 곧게 처신한다는 의미다. 남이 볼 때야 당연 행동거지나 말을 조심하게 되지만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고와 행동, 처신을 표방한 말이다. 유교에서 지향한 전형적인 군자지도(君子之道)이다. 불가에서는 아뢰야식, 한어로는 함장식(含藏識)식이라 하여 본인이 행한 모든 행동과 생각이 내면의 심층에 저장되어 무의식처럼 심어져 있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무의식의 감시카메라라고 보아도 좋다. 아무리 감추고 싶어도 내가 한 말이나 행동, 업은 고스란히 자신의 의식은 물론 무의식에 저장된다는 의미다. 내 마음의 CCTV는 바로 양심인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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