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은 일기예보를 유심히 살폈다. 저녁부터 비예보가 있어 신경이 쓰인 것이다. 괜히 우천노게임이라도 선언되면 사실상 선발투수 한 명을 소비하는 상황이 되는 터. 특히 이날 선발이 류제국이었던 터라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실제로 6시께부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경기개시가 지연됐고, 결국 넥센과의 한판 승부는 미뤄졌다.
어차피 경기를 제대로 할 게 아니라면 LG로서는 나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유는 바로 두산과의 2연전에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4∼5일 두산과 격돌한다. ‘잠실라이벌’이라는 전통적인 의식을 떠나 현 시점은 4강 마지막 티켓을 놓고 상대를 절벽 아래로 밀어뜨려야하는 관계다. 2일 현재 4위 LG와 5위 두산과의 승차는 단 한게임 차이. 이번 2연전에서 자칫 연패라도 당한다면 순위가 역전당한다. LG로서는 무조건 2승, 최소한 1승1패씩을 챙겨야하는 중요한 일전이다.
이런 가운데 2일 우천연기로 인해 LG는 선발진의 숨통을 틔웠다. 애초 양상문 감독은 2∼3일 넥센과의 2연전은 류제국과 콜업예정인 티포드를 기용하려 했고, 4∼5일 두산전은 우규민과 리오단을 선발로 내정했다.
그리고 예보 상으로는 3일에도 경기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류제국의 등판을 3일로 미뤘지만 LG는 이날도 실제로는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LG는 넥센과의 2연전을 모두 뒤로 미루고 선발을 아낄 수 있다. 선발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셈이다.
게다가 이날 시간순으로 보면, 광주 두산·KIA전이 먼저 우천연기된 상황이었다. LG로서는 항상 열세였던 힘든 상대 넥센과의 경기를 뒤로 미루는 편이 두산전 집중을 위해 좋았다.
잠실=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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