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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푼 대관령의 유일한 미개척지…한번 거닐어 볼까?

입력 : 2014-09-10 16:45:37 수정 : 2014-09-10 16: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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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하늘목장 1일 40년 만에 공식 개방
야생화·각종 고산식물 등 거대 고원 초지 생태계 조성
영화 '웰컴투 동막골' 촬영지…1등급 원유·청정 한우까지
대관령 하늘목장 전경. 300만평 광활한 초지에 펼쳐진 대관령 하늘목장에는 20여기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더욱 이국적이고 목가적인 풍광을 안겨준다.
해발 1000m가 넘는 대관령에는 대표적인 두 개의 목장이 있다. 대관령 삼양목장과 대관령 하늘목장이 그 것.

이 두 목장은 1970년대 초 ‘식량자급’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후 ‘대관령 목장’으로 알려져 왔다. 이 중 하나인 대관령 하늘목장이 40년 만에 빗장을 풀고 일반 관람객을 받는다. 9월 1일 ‘국내 유일 자연 순응형 체험목장’을 표방하며 공식 개방, 9월 한달 간 무료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삼양목장의 절반 규모(300만평)지만 여의도의 3.5배에 달하는 거대한 목장이다. 하늘목장 측은 “하늘목장과 삼양목장에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거대한 규모의 고원 초지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으며 이 같은 모습을 보기 위해 목장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하늘목장의 개방은 대관령의 고원 초지 생태계를 국제적인 생태체험 관광상품으로 한층 더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자원 개발에 고심하고 있는 강원도 입장에서도 관광객 유치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무리의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국내 첫 자연순응형 생태체험 목장

대관령 하늘목장은 V자 모양으로 대관령 삼양목장을 감싸는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대관령 최고봉인 해발 1147m의 선자령을 품고 있어 동해는 물론 백두대간 서쪽의 웅장함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줄기 중 하나인 선자령은 하늘목장 전망대에서 걸어서 오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다.

운무 가득한 하늘목장에 오르면 훼손되지 않은 고산지 생태환경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청정 공기와 이슬을 먹고 쑥쑥 자란 풀들은 그야말로 초원의 왕자처럼 밝게 빛나는 모습이다. 40년간 일반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야생화와 각종 고산식물 또한 여기저기서 자연스러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자연 순응형 생태 체험’이란 ‘목장의 자연과 생태를 몸으로 직접 느끼고 체험한다’는 의미로 하늘목장이 최초로 도입하는 개념이다. 80m 원형 승마트랙을 돌면서 승마를 체험하는 카우보이 체험(1만원), 하늘목장에서 가장 신나는 체험인 트랙터 마차 체험(4000원), 말을 타고 하늘목장의 숨겨진 보물인 2단지를 여행하는 외승 체험(15만원), 푸른 초지에서 양떼와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양떼체험,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먹이주기체험(1000∼2000원)이 가능하다. 기본 입장료는 4000원.

하늘목장은 내부에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다. 대신 목장 전망대가 있는 곳까지는 트랙터가 끄는 32인승 대형 포장마차가 운행된다. 
대관령 하늘목장 초원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

◆영화 ‘웰컴투 동막골’ 촬영지 인기 코스

대관령 하늘목장에서는 방문객들에게 하늘목장에 오면 꼭 산책로를 걸어보길 권하고 있다. 모두 옛날 목동들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흙길들이다.

하늘목장은 모두 4개의 산책로가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닮은 ‘너른풍경길’, 자연 그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한 ‘가장자리숲길’, 나무가 지붕을 이룬 듯 울창한 ‘숲속여울길’, 옛 목동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한 ‘종종걸음길’ 등이다. 그 중 목장 전망대 부근에서 선자령에 이르는 ‘너른 풍경길’은 마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풍광과 매력을 안겨준다. 너른 풍경길을 따라 선자령에 이르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올 것만 같은 드넓은 자연 초지를 체험할 수 있다.

동막골 촬영지 옆 계곡과 목장을 따라 이어져 있는 ‘가장자리숲길’은 하늘목장을 대표하는 산책로다. 목장 풍광을 감상하면서 고산생태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이곳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2005년)의 주 촬영지여서 앞으로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30인승 트랙터 마차. 생태체험목장인 대관령 하늘목장은 승용차로는 올라갈 수 없다.

◆‘대관령 하늘목장’으로 이름 바꿔

하늘목장은 이번 개방을 위해 관람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주차시설 등을 마련하고 진입 도로 등을 정비했다. 목장 이름도 바꿨다. 기존 ‘대관령 한일목장’에서 ‘대관령 하늘목장’으로 변경했다. 1974년 6월 5일 ㈜한일농산으로 출발, 2011년 로봇 착유 시스템 도입 등 과학축산을 이끌고 있다.

지난 2월 정부로부터 ‘올림픽 특구(자연 순응형 휴양 체감 지구)’, 지난 5월 농림부로부터 ‘방목형 산지 생태 축산 체험 시범 목장’으로 각각 지정됐다. 현재 젖소 약 400두, 대관령 한우 약 100두를 친환경적으로 사육하고 있다.

하늘목장 개척의 역사는 나약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1200m 고지 잡목과 돌과 한랭한 기후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오직 신념과 슬기와 용감한 돌진력’으로 개척한 기적의 초지이기 때문. 하늘목장 입구에 서 있는 ‘대관령 목장 개척비’를 읽다보면 풍요로운 내일을 꿈꾸며 땀흘린 근대화 역군들의 뜨거운 개척 정신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평창=글·사진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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