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은 제게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어요. 언론인을 영화에서 잠깐이라도 맛봤다는 것, 그리고 언론인들과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독특했고요. 또 모두가 주목했던 민감한 이슈였지만, 진실을 찾아가는 언론인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춰 그려낸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영화에 무작정 뛰어들었죠.”
임순례 감독과 두 번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박해일.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임순례 감독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임 감독의 제안을 받고, 별다른 고민 없이 영화에 출연했다고 하는 그의 모습에서 두터운 신뢰가 돋보였다.
“감독님께서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일단 OK부터 했어요. 시나리오를 받아 읽어보니 굉장히 집중력 있게 읽히더라고요. 또 PD 역할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두터웠고요. 그래서 다른 작품들보다 출연에 대한 머뭇거림이 적었던 것 같아요.”
“‘제보자’는 여러 가지로 갈라질 드라마적 구성이 있었어요. 이슈에 대한 진위 여부와 진실을 찾아가는 언론인의 모습, 두 가지로 압축되죠. 저는 두 가지 이야기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지지 않고, 균형감 있게 잘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렇게 영화에 푹 빠져서 촬영하다보니, 겨울에 찍었는데도 추운지 모르고 촬영했죠. 현장에서도 시간이 참 빨리 갔던 것 같아요.”
“방송이 못 나갈 상황에 부닥쳤을 때, 감정에 복받쳐 윤리강령을 외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가 가장 가슴이 뛰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분명히 그 감정을 알겠는데, 톤을 잡기 참 힘들더라고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리허설 때 목이 다 쉴 정도였어요. 그 장면이야말로 윤민철의 클라이막스였던 것 같아요. 그 순간만큼은 감정 과잉보단, 감정에 솔직하고 싶었죠.”
박해일의 꾸밈없는 연기 덕분일까. ‘제보자’에 대한 관객들이 열기도 뜨겁다. 끝으로 영화 ‘제보자’를 어떻게 보면 좋을지 관전 포인트를 부탁했다.
“관객들이 과거에 있었던 이슈를, 왜 지금 영화로 만들어서 보여주느냐는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제 짧은 생각으론, 그때의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에 이야기할 수 있는 명분이 서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또 그때 그 사건을 기억하시는 분들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과거의 이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관객이라는 것, 그것만 기억하시면 영화를 좀 더 의미있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