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인천AG 현장메모] 3년 시련 극복한 임은지, “치킨 먹고 싶어요”

입력 : 2014-09-30 21:39:07 수정 : 2014-09-30 21:39:0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임은지(25·구미시청)가 동메달을 딴 감격적인 밤, 하고 싶은 일을 밝혔다. 임은지는 “치킨을 먹고 싶어요”라고 자신에게 주는 소박한 동메달 선물을 밝혔다.

임은지는 30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15를 넘어 리링(4m35·중국)과 아비코 도모미(4m25·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은지의 개인 최고기록은 4m35지만 올 시즌에는 단 한 번도 4m15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생애 처음으로 나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이는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거머쥔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 육상의 네 번째 메달.

금메달은 아니지만 임은지에게 아시안게임 메달은 그 무엇보다도 값진 선물이었다.

지난 3년간 임은지는 참 힘들었다. 임은지는 2008년 제1회 한국그랑프리육상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국내 최강자 최윤희을 꺾고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2010년 청천벽력같은 소식과 현실에 좌절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을 이어가던 중 금지약물복용 파문으로 그만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고질적인 발목부상과 함께 한약을 잘못먹어 발생한 도핑파문으로 임은지는 선수생활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그때 구미시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임은지는 이적하면서 새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조금씩 대회에 참가하며 부활의 의지를 다졌고 이날 아시안게임 동메달로 힘든 시간을 보상받았다.

믹스드존에서 임은지는 울먹였다. 메달 세리머니 시간이 촉박해 감격의 눈물을 쏟지는 못했지만 감정을 가라앉히는 깊은 심호흡으로도 임은지의 지난 3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식회견에서도 임은지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장대가 아닌 7종과 세단뛰기 등을 했다. 20살이 되면서 장대로 바꿨는데, 사실 반짝 스타였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신기록도 짧은 시간안에 낸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내가 소홀해서 부상도 당했다. 슬럼프 기간도 정말 길었다”고 과거를 되돌아봤다.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이제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졌고, 임은지는 부모님에게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게 끝이 아니고 새로 시작”이라고 각오를 다지던 임은지는 “내가 외동딸이다. 운동을 그만둘까도 수없이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정말 큰 도움을 주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임은지는 “코치님과 육상경기연맹 위원님과 회장님 등 도와주신 분이 정말 많다. 정말 감사 드린다”고 주변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래도 웃기도 했다. “치킨을 먹고 싶다”던 임은지는 누리꾼들이 ‘미인 선수’라고 칭찬한다고 하자 “예쁘다는데 기분이 안좋은 선수가 어딨나요, 정말 감사합니다”고 밝게 웃었다. 임은지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좋다”며 동메달을 소중히 챙기곤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특별취재반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