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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과 LG팬…2014 가을은 짜릿한 추억이었다

입력 : 2014-10-31 22:20:18 수정 : 2014-11-01 10: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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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을의 꿈은 끝났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과 LG팬은 짜릿한 가을을 보냈다. 물론 승부사 양상문 감독은 패전의 아쉬움을 곧바로 씻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해냈다.

LG는 31일 잠실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2-12로 완패했다. 넥센 선발 소사의 160km 강속구에 타선이 눌렸고, 마운드는 넥센의 화력을 막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 그렇게 LG의 2014년은 끝을 맺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봐야한다. 시즌 초 김기태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침몰한 LG를 플레이오프까지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양상문 감독이다. 합리적인 성품과 순리를 중요시하는 야구관이 LG에 접목되면서 기적을 만들었다.

시즌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올라선 반전드라마였고, 동시에 NC와의 포스트시즌 역시 3승1패로 통과했다. 이후 넥센과의 포스트시즌 4차전까지 치러내면서 LG팬에게 2년 연속 유광점퍼를 입게 할 수 있는 행복을 안겼다.

 투수진의 보직을 확실히 구분해 장기적으로 운용했고, 외국인 투수 리오단의 지도하면서 에이스급 투수로 바꿔낸 지도력이 빛을 발했다. 또 강력한 카리스마 대신 합리적인 성품으로 선수들의 눈높이와 맞춘 부드러움은 LG에게 있어 안성맞춤인 특효약이었다.

31일 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 후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패배에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이 방송인터뷰를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양상문!”을 연호하면서 큰 박수를 보냈다. 양상문 감독은 “우리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문구가 적힌 합판을 들고 다시나와 관중석을 향해 들었고, 그 순간 잠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2014년 가을은 LG팬에게 행복한 기억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공식인터뷰룸에서 길고 긴 시즌 소감을 전했다.

양상문 감독은 “잠실에서 꼭 한번이라도 플레이오프 경기를 이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5차전 승산이 많았다”며 “4회에 동점까지만 따라붙은 게 아쉽다. 결과적으로 점수차가 많이 났지만 그 때 역전을 했다면 완전히 달랐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먼저 표현했다.

이어 양상문 감독은 “밑에서 올라가는 건 분명 힘이 든다. 시즌 막판 타이트한 경기를 너무 많이 하다보니 우리 투수들, 특히 불펜진이 피곤했던 것 같다”며 “내년 시즌은 준비를 좀더 잘해서 초반부터 플러스 승을 많이 올려야겠다”고 전했다.

시즌 소회를 물으니 양상문 감독은 “정말 이 정도까지 생각 못하고 천천히 전체적인 투타 밸런스를 만들기 위해 왔다. 하지만 솔직히 진 게 화가 난다”며 “그러나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 함께 좋은 시즌을 가져왔다고 생각하겠다. 철저히 준비해서 힘들게 시즌을 끌고가지 않는 그런 팀을 만들어야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양상문 감독은 “우린 확실한 팀컬러가 없다. 넥센처럼 가공할 공격력, 예전 두산, SK처럼 빠른 팀컬러 등 그런 게 없다”며 “그나마 있다면 강한 불펜진을 만들었다는 것.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확실한 것을 만들어야한다.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잠실=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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