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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황정음 "걱정말아요 그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으니"

입력 : 2014-11-13 10:54:17 수정 : 2014-11-13 10: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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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음에 대한 첫 단상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의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그의 첫인상이다. 그로부터 5년 후 실제로 마주한 그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인터뷰 내내 밝고 사랑스러움은 물론, 유쾌하고 솔직하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에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에서는 스펙터클한 인생의 ‘서인애’역을 맡았으니, 나름 고충 있어 보였고 그 추측은 정확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부산 출신 고아가 소년원을 거쳐 법대에 입학하고 여배우로 데뷔했다가 인권변호사를 거쳐 마침내 법무부장관 자리에까지 오르는 캐릭터다. 한줄 요약으로도 말이 안되는 구석이 많은데, 드라마에서도 역시 ‘서인애’의 인생을 그리면서 상당 부분 개연성을 놓쳤고 초반 반짝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는 중반 이후 작품성과 시청률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큰 내공이 필요한 캐릭터인데, 연기가 많이 부족했다”고 운을 떼더니,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하고 임산부의 몸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설정에 대해서는 “대본을 읽으면서 다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솔직함도 보인다. 또 “‘서인애’의 스펙터클 한 삶 속에서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했고, 마지막까지 캐릭터를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하지만 곧 “이번 드라마 역시 하나의 큰 경험이 됐다. 역시 경험은 중요하다.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라고 긍정적 마인드로 귀결된다. 이제 만 스물아홉임에도 불구, 어떤 실패도 피와 살이 된다는 인생의 가르침을 알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아직 어린 여성인지라 위로 받고 싶음은 숨기지 못했다. 사실 ‘끝없는 사랑’ 종영 후 황정음의 인터뷰 소식을 접했을 때 조금은 의외였다. 이번 작품이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었고, 정작 지난해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안긴 ‘비밀’ 종영 후에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그이기에 더욱 그랬다.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인터뷰 이유를 묻자, “힐링하고 싶고, 외로워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연기자는 어떤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변하는 것 같다. 칭찬받으면 그저 기분 좋고 그렇지 않으면 바보같고, 그러다 실수라도 하면 한없이 무너지는 외롭고 나약한 사람들”이라며 “이번 작품 마치고는 위로받고 싶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그에게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라고 조심스레 권했다. 2002년 아이돌그룹 ‘슈가’로 데뷔했을 때 앞뒤 없는 철부지였고, 2007년부터 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겨울새’ 등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연기에 뛰어들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용기로 연기를 하겠다고 할까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다. 지금은 모든 드라마 대본이 그를 거쳐갈 만큼, 주연급 연기자로 자리잡은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 머무르던 그가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어 ‘자이언트’·‘내 마음이 들리니’·‘골든타임’·‘돈의 화신’·‘비밀’까지 쭉 상승곡선을 그리며 일취월장하다 한번쯤 살짝 삐걱된 셈인데, 이쯤에서 초심을 떠올린다면 지금의 시련쯤은 단숨에 힐링되지 않을까 싶은 소견이다. 

그는 “스스로 생각해도 여기까지 참 잘 온 것 같고 운도 좋았다”며 “죽을 때까지 연기를 배워야하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교만하지 말라고 하늘이 다시금 채찍질한 것 같다”는 다소 어른스런 답변으로 응답한다. 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운도 좋은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데, 평소에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산다”는 진정성 있는 대답이 마치 내 얘기인냥 큰 공감으로 다가왔다. 끝으로 “차기작은 발랄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며 “그간 어려운 것만 선택했다. 지금까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즐겁게 하고 싶다”며 보는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황정음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나는 새 작품을 기대케 했다.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힐링이 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 그를 보니 문득 최근 Mnet ‘슈퍼스타K6’에서 김필과 곽진언이 함께 불러 화제를 모은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의 가사가 떠올랐다. “걱정말아요 그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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