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들은 왜 인기가 없었나
선발 투수가 FA 자격을 얻어 팀을 옮긴 것은 2006년 말 4년 총액 40억원에 두산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명환(NC)이 마지막이었다. 그나마 박명환도 부상에 시달리다가 팀을 떠났다. 최근에는 불펜 투수들이 몇 명 있었다.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정현욱, SK에서 롯데로 옮긴 정대현 등이 거액의 몸값에 FA 이적 콜을 받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올해는 왜 FA 투수들이 다시 뜨나
하지만 이번에 투수들이 인기가 다시 높아진 것은 쟁쟁한 실력의 선수들이 많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 가운데 장원준이나 윤성환은 당장 어느 팀에 가도 10승을 보장할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장원준은 올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4.59에, 만 29살의 젊은 나이와 좌완이라는 강점이 있다. 윤성환은 만 33살의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올해 12승7패 등 최근 4년 동안 48승을 올린 에이스급이다. 거기에 안지만이나 권혁, 김사율 등은 프로야구를 대표할 만한 불펜 자원으로 통한다.
FA 시장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한다. 좋은 투수들이 많이 쏟아져 공급이 풍부해졌지만, 그들을 원하는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2년 전 류현진(전 한화)를 비롯해, 지난해 오승환(전 삼성)과 윤석민(KIA), 올해 김광현(SK)과 양현종(KIA) 등 리그 대표 투수들이 해외 진출을 선택한 이유가 크다. 좋은 투수들이 빠져나가면서 남아 있는 투수 자원 중 좋은 재목들을 향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신생팀 kt를 비롯해 한화, LG, KIA 등 여러 구단이 투수력 보강을 외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장원삼이 기록한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역대 투수 FA 최대 금액이 올해는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를 넘어 작년 강민호가 전 포지션을 통틀어 기록한 사상 최고액 75억원을 깨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