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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박용근의 간절한 한 마디…“야구만 할 수 있다면”

입력 : 2015-04-21 18:56:13 수정 : 2015-04-21 18: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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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권기범 기자〕박용근(31)의 눈빛은 진지했다. 마지막 기회임을 잘 알고 있으니 그냥 팀을 옮긴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kt는 지난 20일 우완 이준형을 LG에 내주고 포수 윤요섭과 내야수 박용근을 받아오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개막 후 허약한 화력에 고민하던 조범현 감독의 결단이었다. 실제로 21일 수원 SK전에 조 감독은 박용근을 박기혁 대신 7번 유격수로 내보냈다. 윤요섭 역시 5번 지명타자로 배치됐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이날 박용근은 낯선 kt 유니폼을 챙기면서 위즈파크에 적응하기 위해 더그아웃과 그라운드를 오갔다. 잠시 박용근을 만나 트레이드 소감에 대해 묻자 싱긋 웃으면서 “나쁘지 않다”고 간단하게 말했다. 사실 트레이드란 게 선수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전 소속팀에선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박용근은 kt로 온 것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특히 박용근의 한마디를 잊을 수 없었다. 모 그룹의 지원이 풍족하지 않은 kt는 내외부적으로 LG보다는 선수들에게 다소 지원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장 야구인들이 kt의 성장이 더딜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박용근에게 “지원이 LG보다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농담 섞어 말을 건넸더니 돌아온 대답에서 그의 절실함이 느껴졌다. 박용근은 “지원이고 뭐고 제겐 다 필요없습니다”라며 “어디서든 야구만 할 수 있으면 됩니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그 속에 담긴 단호함에 취재진도 놀랐다.

박용근은 영남대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에 지명을 받은 기대주였다. 하지만 팀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지난 2012년에는 대한민국을 들썩인 ‘강남 칼부림’ 사건의 피해자로 간의 40%를 절제하는 대수술까지 받았다. 가수 채리나의 연인으로 조만간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박용근에게 kt는 야구인생의 마지막을 불태울 수 있는 최고의 팀이다. 그보다 간절한 선수도 없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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