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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무명 이동걸을 빛나게 만든 힘

입력 : 2015-04-27 07:00:00 수정 : 2015-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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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대전 정세영 기자〕 “감독님께 꼭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프로 데뷔 첫 승보다 더한 감격의 순간이 또 있을까. 이동걸(32·한화)은 지난 25일 대전 SK전에 팀이 2-4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와 3분의 2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한화가 9회말 김경언의 짜릿한 끝내기 결승타로 7-6으로 승리, 이동걸은 행운의 승리를 낚았다.

이동걸에게 감격스런 승리다. 2007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걸은 그저 그런 선수였다. 지난해 한화로 팀을 옮긴 그는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단 22번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랬던 이동걸이 프로 데뷔 9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승을 품에 안았다. 

최근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에, 이날 승리는 기쁨이 배가 됐다. 이동걸은 12일 사직경기에서 롯데가 15-1로 크게 앞선 5회 2사 2루에서 황재균을 맞혔고, 당시 구심은 이동걸에게 ‘빈볼’을 던졌다며 퇴장을 지시했다. 이동걸은 황재균의 몸을 맞힌 3번째 공을 던지기 전에도 두 차례의 몸쪽 공을 던졌다. 이후 이동걸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는 KBO로부터 5경기 출장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빈볼 논란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그간 뚜렷한 활약이 없던 상황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기에, 1군 생활도 곧 끝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김성근 감독이 나서 이동걸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김 감독은 “괜찮다, 걱정마라”고 격려했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이동걸은 26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빈볼 사건 이후 징계 기간에 감독님께서 ‘더 자신있게 하라’고 배려해 주셨다. 엔트리에도 나를 빼지 않았다”면서 “또 한 번 기회 오면 좋은 모습 보이고 싶었다. 자신감을 잃지 않게 안아 주시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 더 담담해지고 강하게 마음먹자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필요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이동걸이 생각보다 침착하게 공을 잘 던졌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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