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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의 피치아웃] 흥미로운 김성근vs김기태 첫 리더십 맞대결

입력 : 2015-04-27 11:31:26 수정 : 2016-06-08 13: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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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 #장면1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심판판정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2008년 4월19일 잠실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SK 사령탑이던 김성근 한화 감독이 두산전에서 심판에 항의하면서 그라운드에 누워 몸소 시범을 보인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김기태 감독에 대해 “안 닮아도 되는 것을 닮았다”고 했다

#장면2 김성근 감독이 22일 잠실 LG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수 권혁의 볼을 건드리며 격려했다. ‘김성근 권혁 볼터치’로 불리는 이 장면은 다음날까지 화제였다. 김기태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에 두 번이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베테랑 서재응의 강판을 결정하기 위해서 한번, 그리고 마무리 윤석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또 한번이었다.

이 두 장면으로 볼 때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닮았다. 항의할 때는 열혈남아고 선수들을 챙길 때는 따듯하다. 또한 처한 상항도 비슷하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최하위(9위)였던 한화를 맡았고 김기태 감독 역시 8위였던 KIA와 전격적으로 계약했다. 만년 하위로 전락한 팀을 되살려야 한다는 임무를 부여받은 두 감독은 시즌 초반 5할 언저리 승률로 선전하고 있다.

앞서 두 감독의 닮은 모습을 부각했지만 사실 다른 점이 더 많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냉철하다. 그는 식사 때도 선수나 코치와 겸상하지 않는다. 꽉 짜인 스케줄로 혹독한 훈련을 직접 지휘하고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한다. 김성근 감독의 볼터치가 반향을 일으킨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김기태 감독은 선수 친화적이다. 감독보다는 맏형 또는 주장같은 리더십을 보여준다.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즐기고 고참을 중심으로 훈련을 자율에 맡기는 일도 잦다. 어찌 보면 리더십 스타일로는 정반대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두 감독이 닮아 보이게 된 이유가 김성근 감독이 이전보다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이 두 감독이 28일부터 3연전으로 만난다. 한화와 KIA는 시범경기에서도 만나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가 있었을 뿐 제대로 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년을 거슬러 1996년부터 3년 동안 쌍방울에서 감독과 선수라는 사제의 연이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승부 앞에서 이는 중요하지 않다. 김성근 감독인 이미 조범현 kt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 등 제자들과 과거 한국시리즈에서 치열한 혈투를 벌인 바 있다. 정규리그라고 봐주는 일은 없다. 김기태 감독 역시 강단하면 뒤지지 않는다. 상대에 대한 기선 제압에 서로 다른 리더십의 충돌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흥미로운 맞대결이 됐다. 공교롭게도 양팀의 평균 경기시간은 KIA가 3시간20분, 한화가 3시간31분으로 리그에서 가장 긴 경기를 치른 팀들이다. 장시간 경기도 각오해야할 3연전이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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