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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창사이래 최대 위기, '공공의 적'으로 내몰려

입력 : 2015-08-05 16:59:46 수정 : 2015-08-05 16: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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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우 기자〕재계 5위 롯데그룹의 존폐가 위협받고 있다.

‘반(反)롯데’ 정서가 급격히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이어 세무조사와 정치권의 공세까지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말 그대로 ‘공공의 적’ 신세로 내몰렸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롯데카드·롯데백화점 등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80여개에 가까운 롯데 계열사의 전 제품이 대상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겠다는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내수 위주로 매출이 발생하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조짐에 바싹 긴장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대흥기획에서 진행중인 국세청의 세무조사 역시 다른 계열사로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6일 오후 김정훈 정책위의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대기업 지배구조 관련 개선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당국 관계자들은 ‘롯데 사태’로 불거진 문제점을 이 자리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416개에 달하는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라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에 대한 비난은 여야가 따로 없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롯데 사태를 두고 “국민에대한 배신행위”로 규정했다. 서 의원은 “롯데는 국민 삶에 가장 밀접한 기업으로, 당연히 국민으로부터 큰 혜택을 본 국민 기업이지만 후진적 지배구조, 오너 일가의 정체성과 가풍 모두 우리국민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을갖고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이 국민경제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리스크로 전락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롯데 계열사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롯데 경영 감시를 강화하라는 요구도나온다. 국민연금공단이 롯데푸드(13.31%)의 단일 최대 주주이자 롯데칠성음료(12.18%)와 롯데하이마트(12.33%)의 2대 주주인 만큼 이번 롯데 후계분쟁으로 생긴 유무형의손실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공단이 롯데 주주총회를 소집해 문제를 지적할 것을 주문했다.

소수 지분으로 대기업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황제경영’이 롯데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도 높아지는 만큼 차제에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입법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은 호텔 롯데가 지배구조의 정점이다. 호텔 롯데의 단일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이고 12개로 나뉜 L투자회자들의 보유 지분이 72.65%에 달한다. L투자회사는 완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롯데그룹이 2013년부터 추진하던 롯데정보통신의 기업공개도 사실상 미뤄졌다. 롯데정보통신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5%),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4%),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3.5%)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어 후계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기업공개 무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롯데그룹이 부산 북항에서 추진하는 신규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도 오너리스크로 인해 타격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MB정권시절 부쩍 성장했다. 수 많은 논란끝에 허가를 받아낸 제2롯데월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연히 현 정권이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애초부터 좋지 않았다. 재계는 연말 재입찰 예정인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재허가 여부가 롯데의 진짜 위기가 현실화 되는 신호탄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서울 시내 6개 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월드타워점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해 왔지만 여론의 악화는 관세청을 비롯한 정부는 재허가를 내주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룹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이 왔지만 오너가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경영권 다툼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그치고 있다. 구순을 넘긴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이번 사태를 불러온 핵심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손가락 경영’으로 상징되는 황제적 경영과 후계 구도에 대한 준비가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사태를 키웠다는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한편, 계열사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진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롯데의 희망이다. 롯데 각 계열사 사장단은 지난 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편,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한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이사,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이사,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등을 비롯해 롯데 그룹사 37개 대표이사들이 이번 사태를 ‘사실과 상식에 반하는 일련의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측과 선을 긋는 모습을 분명히 했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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