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은 올 시즌 18승(5패)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있다. 시즌 막바지 예상하지 못한 부진이다. 유희관은 9월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 26과 3분의 1이닝 동안 26자책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이 무려 8.89에 달한다. 특히 마지막 두 번의 등판은 최악이었다. 9월27일 잠실 LG전에서는 1과 3분의 1이닝 무려 8실점하며 조기강판됐고,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이범호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4실점하고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유희관의 시즌 막판 부진은 김태형 두산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시즌 내내 보여준 활약만 본다면 당연히 신뢰해야하지만 시즌 막판 부진이 단기전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희관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구다. 특히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가 철저한 노림수로 유희관을 공략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 흔들렸던 제구를 가다듬고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유희관이 니퍼트 장원준과 함께 포스트시즌 선발요원으로서 제몫을 다해줘야만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을 3번으로 고정했고 포스트시즌에도 변함 없을 전망이다. 다행인 것은 시즌 최종전이었던 4일 잠실 KIA전에서 안타를 치는 등 조금씩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민병헌도 “이제 바닥을 쳤으니 살아날 것”이라며 가을잔치 활약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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