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비밀’(박은경·이동하 감독, 영화사 도로시(주)·(주)SH기획 제작)에서 김유정은 살인자의 딸이지만 현재는 경찰 상원(성동일)의 모범생 딸인 정현을 연기했다. 일곱살 생일 무렵, 친 아버지(임형준)는 감옥에 가고 어머니(이은정)는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었기에 짙은 어두움을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겉으로는 해맑기 그지없지만 복잡하고 꼬여 있는 심리를 연기로 표현해야 했기에 오랜 내공의 아역 출신 김유정에게도 버거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영화 속 김유정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
“‘비밀’은 제가 처음으로 직접 선택한 작품이에요. 오히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영화로 봤을 때보다 쉬웠던 것 같아요. 이해할 수 있는 게 있었고요. 오히려 영화를 보면서 살짝 어렵게 느꼈던 것도 같아요. 가장 많이 배웠어요. 깨달은 것도 많고요. 딱히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어요. 고민하고 그런 과정들이 좋은 시너지를 줬어요.”
“처음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친한 동네 오빠 동생 사이처럼 지냈는데요. 촬영 들어가서는 워낙 어두운 캐릭터다 보니까요. 전 컷 하면 돌아오는 연기 스타일인데 오빠는 달랐어요. 처음엔 오해를 했죠. 너무 표정이 무서우니까요. 말 걸면 화낼 것 같고요. 그랬는데 알고보니 너무 몰입했던 거죠. 아끼는 동생처럼 잘 대해주셨어요.”
아역 출신들이 청소년기에 영화 참여할 때는 술자리에서는 빠지곤 한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도 있고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유정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 놀라웠다. 의외의 털털함이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김유정. 어리다고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어른이라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던 김유정이다. 학업과 병행해야 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많을 것이다.
“영화 볼 때 만큼은 너무 편안해요. 혼자 집에서 영화 보는 걸 너무 좋아하죠. 전에는 어떤 걸로 스트레스 풀고 그런 걸 잘 몰랐어요. 그걸 못 잡았는데요. 지금은 영화 보고 책 읽으면 굉장히 좋아요. 점점 알아가고 있어요. 내가 뭘 했을 때 가장 편안하고 좋은지를요. 연기하면서도 스트레스를 풀지만 다른 면으로는 쌓일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 만큼은 행복해요.”
현재 차기작인 또다른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제)’의 막바지 촬영에 참여 중인 김유정은 그렇게 조금씩 성인 배우로서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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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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