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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차 ‘제네시스 EQ900’ 지옥의 서킷서 마지막 조련

입력 : 2015-11-15 17:12:06 수정 : 2015-11-15 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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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르포] ‘천 번의 두드림과 백 번의 담금질’을 거쳐 보검이 탄생하듯 명차도 수많은 담금질을 거친다. 곧 우리나라의 자랑거리가 될 ‘제네시스 EQ900’이 명차 반열에 오르기 위해 먼나라 독일에서 마지막 담금질로 한창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170km 떨어진 곳에 모터 스포츠의 성지이자 수 많은 레이서들의 목숨을 앗아가 '녹색지옥(The Green Hell)'이라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서킷’이 있다. 이 곳은 벤츠, BMW, 포르쉐 등 명차들이 출시전 마지막 테스트를 위해 거쳐간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곧 ‘명차’의 자부감을 갖을 수 있다. 20.8km의 코스는 73개의 급한 코너링에 더해 오르막 내리막 길이 반복되는 다양한 주행 조건을 갖췄고 해발고도 320m부터 최고 617m로 고저차가 최대 300m에 이르러 세계에서도 가장 가혹한 도로 환경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3일 ‘제네시스 EQ900’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만났다. 3일전 남양연구소에서 사전 공개를 통해 미리 만나본 터라 먼 타국땅에서 만남은 더욱 반가웠다. 하지만 이곳의 제네시스 EQ900는 위장막으로 가려진채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탓인지 상채기가 곳곳에 나 있었다. 마치 수많은 격전을 치른 로마의 검투사를 연상케 했다. 이곳에서 ‘제네시스 EQ900’를 직접 시승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시승방식은 현장의 안전 규칙상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을 맡고 보조석에 기자가 동승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뉘르부르크링에서의 테스트 주행은 국내에서 경험한 서킷과는 사뭇 다르다. 직선구간과 급격한 커브 구간은 여느 서킷과 다를 바 없지만 여기에 오르막 내리막이 더해지면서 가혹한 도로환경이 펼쳐진다. 20.8km의 코스를 한바퀴 완주하는 랩타임은 9분30초 대이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70% 수준으로 약 11분대의 랩타임을 유지하기로 했다. 출발선상에 들어서자 제네시스 EQ900는 부드러운 출발을 보였다. 속도는 금새 180km에 이르렀다. 곡선 구간이 나타나면서 급제동을 하자 제너시스 EQ900은 날렵하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이때 슬쩍 계기판을 엿보니 속도는 100km였다. 코너구간에서는 80km만 넘어도 차가 밀리면 몸이 쏠리게 마련인데 이 차는 쏠림이 적고 편안했다. 같은 코스를 유럽에서만 판매되는 기아차 시드를 시승하면서 비로소 앞서 시승한 ‘제네시스 EQ900’의 탁월한 승차감에 감탄하게 됐다. 코니링에서 바퀴가 트랙에 밀리면서 차내로 타고 올라오는 소음도 제네시스 EQ900는 놀라울 만큼 조용했다.

‘제네시스 EQ900’는 이곳에서 약 2개월동안 이런 테스트를 거치며 총 1만km를 달린다고 한다. 이 곳에서 1만 km의 주행은 일반 도로에서 18만km의 주행과 같다. 가혹한 주행 탓에 하루 30바퀴를 돌고 나면 타이어와 디스크, 패드를 매일 교체해야 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5000~1만km마다 교환하는 엔진 오일도 이 곳에서는 2일 마다 한번씩 교환한다.

이렇게 '제네시스 EQ900'가 혹독한 환경 속에서 거칠게 다뤄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 추구하는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3년 8월 현대·기아차는 뉘르부르크링 인근에 유럽기술연구소 뉘르부르크링 시험센터(이하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를 새로 짓고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본격적인 테스트 주행을 시작했다.

총 660만 유로를 투자해 설립된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는 건물 면적 약 3050㎡의 크기로 건물 외벽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뤄진 독특한 외관 때문에 디자인적인 면으로도 뛰어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는 총 4층 규모의 건물로 1층에는 시험 차량의 점검 및 리워크가 수시로 이뤄지는 워크숍이 위치해 있으며, 2층부터는 사무실과 회의실, 라운지 등 업무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는 이 곳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를 거친다. 출시 전 내구 성능과 R&H (Ri de & Handling) 성능, 그리고 파워트레인 등의 성능시험을 위해서다.

그 동안 현대·기아차는 필요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뉘르부르크링 성능시험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11년부터는 기본 성능 강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신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구품질, 주행성능 등 자동차의 기본기 측면에서 BMW, 벤츠 등 독일 고급차 브랜드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극한 주행 테스트를 통해 정교하고 세밀하게 기술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는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유럽 기술연구소와 불과 16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유기적인 협업 체제가 가능한 지리적 이점도 있다.

뉘르부르크링의 서킷에서 가혹한 주행으로 1만km를 주행하면 일반도로에서 약 18만 km를 주행한 것과 같아 신차들은 약 한 달 동안 20.8km의 서킷을 약 480번을 주행하며 내구 성능을 테스트한다.

뿐만 아니라, 73개의 구불구불한 코너로 이뤄진 트랙에서의 주행으로 시험 차량의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 성능을 끊임 없이 개선하고 다듬어 최적의 주행 성능을 구현해 낸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연구소 시험센터를 중심으로 현지 전문 드라이버로 구성된 전문 평가팀이 차량시험을 상시로 실시하고 있으며, 가혹한 도로 조건에서 시험 차량을 한계까지 몰아 붙이는 극한 수준의 주행 테스트 결과는 유럽기술연구소와 남양연구소로 보내진다.

각 개발 부문은 이러한 시험 결과를 개발 차량에 반영함으로써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stara9@sportsworldi.com

내달 출시를 앞두고 위장막으로 외관을 가린 제네시스 EQ900’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힘찬 질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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