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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황새 vs 독수리' 매치업… 어디서 찾나요

입력 : 2015-12-01 06:40:00 수정 : 2015-12-01 11: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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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황새 vs 독수리’ 이런 흥미진진한 매치업은 이제 어디서 찾나요.

당분간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맞대결은 볼 수 없다. 황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고 그라운드를 잠시 떠난다. 최 감독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운명”이라며 이별을 애써 외면했다. 황 감독 역시 “언젠가는 축구판에 돌아올 것”이라고 공감했다. 축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첫 째 가라도 서러운 두 감독이다. 그래서일까. 두 감독이 만든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의 라이벌전은 K리그에 신바람을 불러왔다. 둘이 모이면 웃음과 쓰라림이 공존해 그라운드가 풍성해진다. 감독의 역할이 팀 운용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 사례다.

라이벌전은 그만큼 뜨겁기도, 차갑기도 하다. 웃음이 있으면 눈물도 있다. 팬도 라이벌전에 시선을 모은다. 그래서 라이벌전을 계속 양산한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 수원과 성남의 ‘마계대전’ 등 K리그에도 많은 라이벌전이 있다. 차후에 탄생할 FC서울과 서울 이랜드FC의 ‘서울 더비’도 관심사다. 여기에 40대 감독이 대거 K리그 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감독 매치업도 흥미다. 서정원 수원 감독, 김도훈 인천 감독, 조성환 제주 감독, 노상래 전남 감독, 윤정환 울산 감독이 주인공이다. ‘노장은 살아있다’고 외치는 최강희 전북 감독과 김학범 성남 감독도 마찬가지. 중요한 점은 이 라이벌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답안지는 황 감독과 최 감독의 대결에 있다.

두 감독은 항상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사석에서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껄껄 웃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세상에 이런 웬수(원수의 사투리)가 또 없다. 황 감독의 고별전인 29일 포항-서울전에서도 최 감독을 만났다. 참 얄궂다. 두 감독도 그저 웃는다. 최 감독은 “황 감독님은 포항과 이별하는 것이지, 나와의 이별은 아니다. 세상 끝까지 쫓아간다”고 벌써 2장1막을 예고했다. 이에 황 감독은 “앓던 이가 빠진 듯이 후련할 것”이라며 최 감독을 위로했다. 그런데 벤치 앞에서자 두 감독 목에 핏대가 선다. 지기 싫다. 선수도 투혼을 불사른다. 종료 직전에 터진 포항의 결승골에 팬 모두가 열광했다. 두 감독 간의 자존심 대결이 경기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감독과 황 감독은 입을 모아 “상대 분석에 더 집중하고 열중할 수밖에 없다”며 “라이벌이라는 존재가 서로에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배움의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다음을 기약하며 떠났다. 그냥 떠난 것이 아니라 K리그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라이벌전.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K리그 관중 증대의 한 방안임이 틀림없다. 그대들의 설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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