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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음제가 버젓이… 온라인 불법 의약품 신고하세요

입력 : 2015-12-01 01:03:00 수정 : 2015-12-01 17: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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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진단 없이 복용한 불법 의약품이 한순간에 건강을 망칠 수 있다. ▼ 불법 의약품 판매 사이트(위)와 부정불량의약품 신고사이트(아래)>
〔스포츠월드=윤정한 기자〕 최근 중고거래와 직구 열풍이 확산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불법 의약품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파는 행위가 약사법에 의거해 불법이지만 일부에선 성분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약물이 유통되다보니 오인 사례나 부작용 우려도 나타난다. 관계당국의 노력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인터넷 불법 의약품 거래를 살펴봤다.

최근 한 SNS에선 이른바 ‘약물 강간’이 화제를 모았다. 불법 온라인 의약품사이트 등에서 판매하는 여성 최음제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구매 후기에는 최음제를 술에 탄 후 반응을 지켜보다 성관계를 자행했다는 내용이 게재돼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 몇몇 사이트를 보니 복수 통신판매업자들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판매된다며 ‘효과 보장’이나 ‘해외 베스트셀러’ 등의 수식어로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남성발기부전치료제, 사정지연제 등) 등도 쉽게 발견됐다.

업자들은 이런 행위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했다. 자신을 ‘의약품을 병행 수입하는 개인판매자’로 소개한 한 블랙마켓 판매자는 “올해로 영업한지 수년째인데, 솔직히 의사에게 처방 없이 사려는 사람도 많다”며 불확실한 주장으로 구매를 유도했다. 다른 판매자는 ‘의약품 온라인 판매는 불법’이란 기자의 질문에 “무리 없다”면서도 의약품 입수와 유통 과정을 묻자 회피했고, 얼마 후 해당 사이트는 폐쇄됐다.

이렇게 유통된 제품은 성분이 불분명하거나 가짜가 허다했다. 실제 식약처가 지난 8월 ‘성기능 개선 표방 제품’ 40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가 제조사 고유 표시나 정품 포장과는 다른 불법 제품으로 판명됐다. 여성흥분제 21종에선 최음제 성분은 전혀 없었고, 일부에선 오히려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검출됐다.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물은 체내에서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 지 알 수 없다. 전문의와 약사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최음제는 없으며, 이런 약물을 복용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황재승 블루비뇨기과 원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잘못된 향정신성약물 복용으로 인해 심장계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약사들도 목소리를 단호히 했다. 발기부전치료제를 생산하는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회사의 약품은 전량 관리감독 하에 있어 온라인 유통 제품은 100% 가짜가 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사이트 차단 사례는 가파르게 상향곡선을 그린다. 식약처가 방송통신위원회 및 포털사에 요청해 사이트차단 및 게시물을 삭제한 건수는 2011년 2409건에서 2014년 1만 6394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 유형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적발된 의약품은 발기부전제(4722건)였고, 종합영양제, 안약, 스테로이드, 발모제에 이어 최음제(870건) 순이었다.

한국메나리니 관계자는 “블랙마켓 유통자들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처방받은 약을 중고 사이트에 올리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흔히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 사이트에서 전문의약품류의 중고거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5일 유관기관 부처들과 범정부적 형태의 대책을 세우기 위한 실무협의진 회의를 진행, 불법 의약품 구매 근절활동을 위한 협력방안 모색에 나섰다. 김춘래 식약처 의약품관리총괄과장은 “위변조 의약품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구매력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해도 절대 소비자들의 안전만큼은 담보할 수 없다”며, “만약 불법 의약품 유통 사이트를 알게 되면 관할기관에 반드시 신고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yun0086@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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