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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이희준은 탐사전문 배우!

입력 : 2016-01-18 20:06:38 수정 : 2016-01-20 1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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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이희준은 탐사전문 배우다. 배역이 주어지면, 그 배역과 비슷한 인물을 찾아 취재에 나선다. 기자가 따로 없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오빠생각’에 이어 27일에는 ‘로봇, 소리’까지 두 편 연속 비중 있는 캐릭터로 출연한 이희준을 만났다.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영화에서 보이는 에너지가 실제로 마주한 이희준에게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희준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오빠생각’에서 갈고리란 인물을 연기했다. 한쪽 손을 잃은 상이군인으로 부산에서 전쟁 고아들을 데리고 생활하는 인물이다. 아이들을 시켜 구걸부터 범죄까지 강요하는 악역에 가깝다. 이희준 본인은 만족스러워 했다.

“좀 불편했지만, 그런 경험을 해본다는 건 재밌어요. 손이 없는 사람이라니, (제게)기회잖아요. 이해해보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연기하면서 밥은 어떻게 먹을까, 이렇게 된 지도 5년 됐을텐데 아침에 일어날 때는 어떨까, 이런 생각하는 게 재밌었어요.”

또 다른 영화 ‘로봇, 소리’에서 이희준은 주인공 해관(이성민)을 쫓는 국정원 요원 진호 역을 맡았다. 10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던 해관이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로봇 소리. 진호는 소리를 통해 딸을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된 해관에게서 소리를 빼앗으려는 캐릭터다.

“두 작품이 연달아 개봉해요. 연기할 때는 다 진심으로 이해해서 하려고 해요. 둘 다 제 가슴에 담겨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요. 둘 다 비슷하게 잘될 것 같아요. ‘로봇, 소리’에서는 성민이 형을 방해하는 인물인데 직업에 충실한 캐릭터죠. 나쁘지만은 않아요. 어쨌든, 두 영화의 제작팀들에게 서운하지 않게 둘 다 홍보 활동 열심히 하고 있어요. (웃음)”

이희준은 종종 악역 연기를 선보였지만 선한 캐릭터 역시 소화해왔다. 물론, 넘치는 에너지에 악역 연기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악역 전문 배우인 것처럼 비칠 때도 있다. 하지만 이희준의 악역 선택에도 기준은 있었다. 

“단순히 나쁜 짓만 하는 역할에는 매력을 못 느껴요. 어떤 악역이 들어왔는데, 정말 나쁜 짓만 하잖아요. 그 이유가 관객에게 이해가 안되더라도 저한테는 공감이 돼야 하는 거죠. 전에 경험해보지 못할 것들을 경험한다는 게 신나는 일이죠. 배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

이희준은 탐사전문 배우라고 했다. 모든 배우가 배역에 가까운 인물을 만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취재보다 시나리오 상의 인물에 충실한 배우들도 많다. 이희준은 왜 탐사전문 배우가 됐을까.

“제가 호기심이 많아요. 배우 하면서 취재를 많이 하죠. 제 친한 형님의 할아버지께서 상이군인이신데 관찰을 했었죠. 한 쪽 다리가 없으신데 실제 다리가 있는 척을 하세요. 그래서 같은 나이대의 다른 할아버지가 구부정하게 걷는 반면, 그 할아버지는 허리를 펴고 다니시더라고요. ‘해무’ 출연할 때는 혼자 여수 내려가서 선원들을 취재했어요. 연기에 꼭 반영이 안되더라도 좋거든요.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해요. 그게 너무 재밌어요. 그런 삶을 만나보고 이해하는 게 ‘해무’ 찍으면서 정말 공부가 됐어요.”

이희준은 연기뿐만 아니라 연기를 위한 취재마저 즐거워 하는 배우다. 그의 연기가 얼마나 더 넓어지고 깊어질 지 기대되는 이유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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