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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축구 유학, 알고보내자] <1편> 학부모 인터뷰로 본 축구 유학

입력 : 2016-02-08 06:59:00 수정 : 2016-02-08 02: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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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조성배(왼쪽)과 정은사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축구 유학? 이제는 알고 가자.’

손흥민(24·토트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7·스완지시티)의 공통점을 꼽자면 바로 ‘축구 유학’을 꼽을 수 있다. 손흥민과 지동원의 경우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 해외 유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럽으로 향했다. 지동원은 2007년 영국 레딩에서, 손흥민은 2008년 독일 함부르크에 동지를 틀었다. 모두 고교 재학 중에 선택한 도전이었다. 기성용은 이보다 빨랐다. 2002년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호주 브리스배인에 위치한 존 폴 칼리지에서 축구와 학업을 병행했다. 당시 흐름은 브라질이 대세였지만, 영어 습득을 위해 부친인 기영옥 광주축구협회장의 당시로서는 선진적인 발상이었다.

결과적으로 축구 유학은 세 선수의 성장을 도모했다.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물론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재목으로 성장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축구 유학을 간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손에 꼽히는 축구 유학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아무런 준비와 계획, 그리고 목표 없이 축구 유학을 떠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특히 최근 들어 유럽으로 향하는 축구 유학 추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더욱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독일 축구 유학 업체인 ‘DFSM SPORT’와 함께 축구 유학의 명과 암, 그리고 장단점에 대해 시리즈로 기획했다. 1편에서는 자녀를 독일로 축구 유학을 보낸 학부모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유학 결정, ‘선수 본인의 의지 + 현지 관리’가 가장 중요

이번 인터뷰를 위해 현재 독일에서 축구 유학 중인 조성배, 정은사의 부친인 조태영 씨와 정인봉 씨와 대화를 나눴다. 사실 축구 유학을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과정과 난관이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 축구 유학을 결정한 이유를 들어봤다. 조 씨는 “고민이 많았지만, 축구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조기 유학의 실패 사례를 많이 들어왔던 터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들이 원했고, 유학 업체 관계자가 24시간 케어를 해준다는 점에서 결정을 했다”며 “방학이 되면 아들이 한국에 잠깐 들어오는데, 볼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이더라 대견하다”고 전했다. 정 씨 역시 “최근 유럽 난민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다행히 일이 잘 진행돼 독일에 안착했다. 이제 유학 생활 1년이 지나가는데, 걱정이 커서 아내가 직접 독일로 건너가 지켜보고 왔다. 축구, 학업, 생활 면에서 잘하고 있더라”며 “프로축구선수 출신인 회사 대표님이 곁에서 돌봐주고 있어 안심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한목소리로 유학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아들의 의지를 꼽았다. 정 씨는 “(정)은사가 어린 시절 뉴질랜드 유학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 유소년 축구 시스템 적응에 힘들어했고, 유학을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한 뒤 “여러 곳을 수소문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아직 학생이기에 현지에서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데, 유학을 보내는 것에 급급한 업체들이 많았다. 유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둔 것은 바로 현지 케어였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조)성배의 에는 유학이 처음이다. 두려움이 많았을 텐데, 아들이 간절히 원하다 보니 유학을 결정했다”며 “독일로 떠난 뒤 회사 대표 및 관계자 분들이 카페를 통해 매일 아들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성배도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유학의 단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것이 ‘성공 요인’

축구 유학의 가장 큰 목적은 선진 축구를 배우고, 그곳에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다. 손흥민이나 기성용 역시 유창한 독일어와 영어 덕분에 유럽 진출시 큰 도움을 받았다. 손흥민은 영국 입성 후에도 일부러 영어 통역을 고용하지 않고, 스스로 영어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반대로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동료와의 관계에 담을 쌓고, 팀에서 멀어지고 학교 생활에도 부적응하면서 실패한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조 씨는 “어린 나이에 부모 없이 홀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혹시 잘 적응할까’ 고민이 많다. 특히 언어적으로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학업 성적도 걱정이었다. 또 부모 밑에서 자라지 않아 예의 없는 아이로 성장할까봐 고민했다. 하나하나 걱정거리 늘어놔 봐야 한도 끝도 없더라”면서도 “그런데 오히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축구를 하면서 스스로 재미를 붙이고 있고, 독일 생활에 대한 도전·목적 의식이 생기더라. 언어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지만, 배우려는 의지만으로도 만족한다. 지금처럼 꾸준히 축구와 학업을 전념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씨 역시 “나 역시 아들을 보내놓고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아들 성적도 우수하고, 축구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놓이더라”며 “특히 유럽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며 플레이가 더 파워풀해졌다고 하더라. 지금부터 그런 부분을 느낀다면 본인 스스로 발전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축구를 하기 때문에 더 창의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응한 조성배와 정은사 학부모(왼쪽부터), 그리고 축구 유학 업체 'DFSM SPORT'를 운영하고 있는 장형관 대표(가운데).
◆18세 미만 이적 금지조항… 인내심 필요.

역시 축구 유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18세 미안 선수들의 이적을 금지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 장결희 등도 역시 이 규정 때문에 경기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이들처럼 본인 스스로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구단의 이적 제의를 받아 입단한 케이스가 아닌, 축구 유학을 떠난 경우라면 더더욱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고, 팀을 옮기는 등 급작스러운 변화를 시도한다면 청소년기의 학생 선수들에게 혼란을 가중할 수 있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었다. 조 씨는 “18세 미안 이적 금지 조항 때문에 선수등록증을 발급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들었다. 다행히 회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더욱 현지 선수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골 설명했다. 정 씨 또한 “한창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더라”며 “이적 금지 조항에 답답하긴 하지만, 어쨌든 아닌가. 유학 업체에서도 이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만 해결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축구 유학은 자식 사랑 때문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했다. 결국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축구 유학을 결정한다. 그래서 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조 씨는 “아들이 하는 모든 일에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한 단계씩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 학업과 축구를 모두 열심히 하는 아들이 됐으면 좋겠다”며 “축구 유학을 결정하기까지 정말 고민이 컸는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이대로 꾸준히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 씨도 “공부도 축구도 즐기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는 축구 유학을 잘 결정한 것 같다”며 “항상 걱정이 크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형관 DFSM SPORT 대표는 “축구 유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수의 의지와 현지 관리로 나눌 수 있다”며 “본인 의지가 강해야 조기 유학의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으며, 청소년기의 선수들을 현지에서 잘 케어해 준다면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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