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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 G세상 바로보기] 싹 틔우려면 본말전도부터 말아야

입력 : 2016-04-04 10:39:07 수정 : 2016-04-04 10: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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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챔피언십' 모하임 대표 참관 후광 못얻어
블리자드 한국법인 측 방한 목적 흐리는 빌미 제공
넉 달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창업자 겸 대표가 머쓱한 상황을 경험했다.

모하임 대표의 이번 방한은 지난 1일 블리자드 프렌차이즈(자체 IP를 활용한 게임)로는 올해 첫 국제대회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서킷 2016 스프링 챔피언십’(이하 히어로즈 챔피언십)을 참관하고, 개회식 축사도 맡는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대회 개막식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연 격인 대회 종목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어로즈)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의 맞대결을 궁금해 하는 목소리만 터져나왔다.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끝난 뒤 향후 알파고가 맞붙을 상대로 온라인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예상된 터라, 모하임 대표에게 관련한 물음을 던지는 건 의미가 있다. 하지만 2주가 넘게 지난 이슈인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의 홍수는 정작 이 자리의 목적을 혼돈케 했다. 블리자드 한국법인 측이 간담회 전날 일부에 소식이 흘러나갈 수 있는 빌미를 준 게 분위기를 악화시킨 단초가 됐다. ‘히어로즈 챔피언십’에 대한 문의는 한참 후순위로 밀려났고, 최근 블리자드가 전사 차원에서 밀고 있는 신작 ‘오버워치’도 짧게만 거론됐을 뿐 사실상 논외였다.

모하임 대표로서도 꺼내놓을 수 있는 답변이 제한적이기에 “세부 논의가 없다”거나 “답하기 어렵다”, “아직 생각한 바가 없다”는 식으로만 돌아왔다. 난감한 질문에는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정작 이 자리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돼야 했던 ‘히어로즈’ 역시 관심 대상에서 밀려나는 처지가 돼버렸다.

이와는 별도로, 일각에서는 ‘히어로즈’가 모하임 대표의 방한 건에서 주요 이슈가 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시장에서 존재감이 확연하게 줄어든 탓에 대중적인 공감을 얻는데는 무리라는 게 중론이었다. 실제 ‘히어로즈’는 4일 PC방 조사 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사용시간점유율 부문에서 20위(0.47%)다. 전체 순위와 동일 장르(RTS)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39.54%)와는 비교가 안된다. 특히 ‘히어로즈 챔피언십’ 기간 점유율이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등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했다.

‘히어로즈 챔피언십’의 흥행 여부도 입방에 올랐다. 당초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대회 현장인 서울 올림픽공원을 찾을지 우려가 있었다. e스포츠 종목으로서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본래의 목적을 입증해야 하는 데, 시선이 몰리지 않다보니 적절한 결과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나 마찬가지였다. 구비된 좌석이 1000석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쟁 종목에 절대적으로 못미치는 관객 동원력을 보였고, 결국 세간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올해 어느 해보다 큰 투자를 할 것”이라며 “e스포츠 산업을 중요한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와 경영자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싹을 틔우는 종자가 되지만, 조명을 받아야 할 대상이 본말전도(本末顚倒)에 직면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부터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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