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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124구로 나타난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 기질

입력 : 2016-06-01 08:08:06 수정 : 2016-06-01 09: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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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송용준 기자] 장원준(31)의 역투 속에 김태형 두산 감독의 냉철한 승부사 기질이 읽힌다. 

장원준은 지난 31일 마산 NC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팀의 6-5승리를 이끌며 시즌 7승(2패)째를 올렸다. 눈에 띄는 것은 이날 장원준의 투구수가 124개나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장원준이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던졌던 한경기 최다 투구수 122개(2015년 8월8일 잠실 LG전 7이닝 3실점)를 넘어서는 것이다. 물론 롯데시절 던졌던 139구(2007년 8월15일 사직 LG전 8⅔이닝 무실점)에 비하면 적지만 20대 초반이던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더군다나 장원준은 화요일 선발투수였다. 대개 화요일 선발은 일요일에 다시 등판하기 때문에 투구수 조절에 들어간다. 될 수 있다면 투구수 100개 안쪽에서 끊는다. 특히 장원준이 올해 이전 9번의 등판까지 평균 투구수가 99.8개였다는 점에서 김태형 감독이 장원준을 의도적으로 길게 가져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장원준을 NC전 기선제압용 카드로 활용했다는 의미다. 이번 NC 3연전은 정규리그 1,2위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두산이 많은 승차로 앞서 있지만 이번에 NC에게 따라잡힌다면 독주를 안심하기 어렵다. 독주체제를 굳히기 위해서는 NC와의 3연전이 중요했고 특히 첫 대결인 31일 경기의 승리가 절실했다. 그래야 남은 NC전 두 경기 뿐 아니라 SK로 이어지는 주말 3연전까지 좀더 편안한 분위기로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태형 감독은 선발 장원준이 호투를 펼치면서 리드를 잡아가자 그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갔다. 필승 불펜인 정재훈이 바로 이어던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계산대로 두산은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잡으면서 이번 3연전에 대한 부담감을 확실히 덜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날 경기 뒤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발 장원준이 제 몫을 다했다”고 말한 이유다. 그리고 김 감독은 “잘 나가는 지금 더 조심하고 들뜨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냉철함 속에서 승부처라 판단되면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승부사 기질이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장원준 김태형(왼쪽부터)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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