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허냐고!” 플랜B를 미리 구성해 둔 점은 다행스럽지만, 난항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플랜B는 말 그대로 차선책이다. 대표팀 전력 구성 최상의 조건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합류 시기도 걱정이다. 손흥민과 장현수가 올림픽이 임박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신 감독이 원하는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단체 종목이다. 실제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박주영(FC서울) 김창수(전북 현대)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텔레)의 활약이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으며 동메달이라는 값진 열매를 수확했다. 이처럼 효과가 큰 와일드카드 제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부분을 매끄럽지 활용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불안 요소가 된다.
“뭣이 중헌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올림픽 시기가 돌아올 때마다 와일드카드 구성을 두고 해당 선수 소속팀과 옥신각신 협상을 펼쳐야 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속팀 입장에서도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 FIFA 역시 와일드카드 차출에 대해 권장하고 있으나, 구속력은 없다. 제프 블레터 전 FIFA 회장은 2008년 베이징(중국) 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움직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저 해당 선수의 소속팀과 협상을 ‘잘∼’ 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울리 슈틸리케 성인(A)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차출 협상을 위해 손흥민 소집하지 않고 휴식을 준 사례가 협상의 최선책인 정도이다.
“뭣이 중허냐고!” 이는 당장 해답이 나오는 수학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나름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대한축구협회의 파워, 한국 축구의 외교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한국 축구의 외교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와일드카드 협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적어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때마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개혁과 맞물려 탄생한 FIFA 평의회(FIFA Council) 위원에 도전한다. 이미 후보 등록 신청서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했고, 오는 9월27일 AFC 총회에서 열리는 투표에서 판가름난다. 여기서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외교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첫 발판이 되는 셈이다. 플랜B나 특단의 대책을 외치는 시대는 지났다. 플랜A를 계획하며 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경쟁력인 시대이다. 한국 축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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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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