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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트래킹, 운탄고도 하늘길 가보셨나요?

입력 : 2016-07-07 05:50:00 수정 : 2016-07-06 20: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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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글·사진=전경우 기자] 운탄고도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석탄을 나르던 옛 길(運炭古道)’이라는 의미다. 강원도 정선·영월·태백 지역 탄광에서 나오는 석탄은 산업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에너지였고 연탄은 국민생활의 필수품이었다. 1957년 함백역이 개통된 후 탄광에서 역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2000여 명의 국토건설단이 삽과 곡괭이, 그리고 눈물로 40km의 길을 냈다. 전성기에는 석탄을 실은 제무시(GMC) 트럭이 검은 탄가루를 날리며 산자락을 내달렸다. 그러다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이 지역 탄광들이 폐광되면서 이 길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의 길(雲坦高道)’은 이 길의 또 다른 의미다. 석탄을 나르던 길이 명품 트래킹 코스가 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이원리조트를 둘러싼 백운산 정상에 위치한 하늘길 운탄고도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해발 1100m가 넘는 고지에 위치하면서도 평평하게 난 산길로, 이곳에서 멀리 보이는 백두대간의 능선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운탄고도의 또 다른 이름은 ‘하늘길’이다. 쇠락하는 석탄산업을 위한 대책으로 1998년 강원랜드 카지노가 탄생했고, 강원랜드의 대표 브랜드 ‘하이원리조트’는 운탄고도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하늘길’코스를 만들었다. 임도를 가르는 오솔길에는 계단이 생겼고 곳곳에 표지판이 생겼다. 

▲‘저질체력’이라면 쉬운 코스부터

하늘길은 10여개의 코스를 갖추고 있다. 부담 없이 자신의 체력에 맞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짧게는 15분짜리 산책코스에서 길게는 3시간 이상 걸린다. 하이원리조트에서 출발한다면 마운틴콘도에서 하늘마중길·도롱이연못·낙엽송길을 거쳐 전망대와 하이원CC에 이르는 ‘9.4㎞ 3시간 코스’와 밸리콘도에서 출발해 무릉도원길, 백운산(마천봉), 산철쭉길, 마운틴탑(고산식물원), 도롱이연못을 거쳐 하늘마중길과 마운틴콘도에 이르는 ‘10.4㎞ 4시간 코스’가 인기다.

만항재(1330m)에서 화절령을 거쳐 새비재(조비치)까지 이어지는 전체 하늘길은 40㎞에 육박한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하루에 이 코스를 모두 걷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화절령 구간까지는 ‘산책’에 가까운 쉬운 코스라 누구라도 다녀올 수 있다. 조금더 땀을 흘리고 싶다면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에서 출발해 하늘마중길, 도롱이연못, 낙엽송길을 지나 전망대와 하이원CC에 이르는 9.4km(3시간) 코스를 추천하고, 이보다 더 긴 코스를 원한다면 4시간짜리 풀코스도 있다. 밸리콘도에서 시작해 무릉도원길, 백운산(마천봉), 산철쭉길, 마운틴탑, 도롱이연못, 하늘마중길을 거쳐 마운틴콘도로 돌아오는 10.4km 구간이다. 

▲산자락 곳곳에 숨어있는 탄광촌 이야기

하이원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마운틴탑까지 올라가면 전망대 뒷편으로 트래킹 코스의 출발점이 나온다. 첩첩산중 백두대간 산맥의 장엄함을 뒤로 하고 ‘산죽길’로 접어들면 세상은 초록으로 변한다. 오솔길을 따라 계속 내리막이 이어지며 원시림이 뿜어내는 상쾌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는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는 임도가 나온다. 여기까지 왔다면 하늘길의 비경 도롱이 연못을 둘러보는것은 필수다. 산중 깊은곳 작은 연못은 1970년대 산허리를 파들어간 갱도가 지반을 침하시키며 생겼다. 연못을 설명하는 안내판에는 광부의 아내에 얽힌 스토리가 적혀 있다. 탄광 사고가 빈번했던 시절, 광산 노동자인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는 갱도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탄광으로 달려갔다. 생사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탄광이 무너지고 물이 차오르며 생긴 연못이었는데, 아내는 연못에서 나오는 도롱뇽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남편 또한 무사할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연못의 이름이 ‘도롱이 연못’이 됐다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여기서 200m 정도만 더 가면 아롱이 연못도 나온다. 

하늘길 코스에는 계곡이 수 없이 있지만 대부분 물이 흐르지 않는다. 땅 아래 거미줄 같이 얽힌 갱도를 통해 물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저수지 같은것이 나오는데 폐광 침출수 정화시설이다. 코스 후반부는 약간의 경사가 있어 살짝 땀을 흘려야 한다. 바위로 만든 강이 흐르는 듯 보이는 테일러스 지형(화산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암석 봉우리가 빙하기를 거치면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동안 바위에 균열이 생겨 만들어진 지형)이 이 구간의 특징이라 트래킹화나 등산화를 챙기는것이 안전해 보인다. 밀양의 얼음골과 태백산 당골의 돌무지 계곡과 비슷하다.

▲하늘길은 계속 진화중

하이원리조트는 하늘길의 14번째 코스인 하이원길(11.6km)을 만들고 있다. 하이원길이 완공되면 기존 하늘길 구간과 연결된 총연장 22.5km의 둘레길이 탄생한다. 모바일 서비스 지원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편의성이 더욱 보강될 계획이며, 스마트폰 불통 지역을 없애는 등 안전 대책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지난해 5월 강원랜드는 동부지방산림청, 강릉 영동대와 함께 산악승마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법령 개정 등 제반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해발 1100m에서 말을 타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감상하는 색다른 체험도 가능해진다.

스키장 슬로프에 조성된 광활한 야생화 꽃밭은 하늘길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해준다. 겨울철 눈으로 덮여있던 스키장 슬로프는 순백의 샤스타데이지가 덮여있고, 슬로프 주변에서 층층이부채꽃, 관상용 양귀비, 매발톱꽃 등의 야생화를 카트와 리프트를 타고 즐길 수 있다.

kwjun@sportsworldi.com 

사진설명
도롱이연못
하늘길 낙엽송
산죽길 구간의 울창한 원시림
하늘길 임도 구간
마운틴탑 전망대 부근에서 내려다본 하이원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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