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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의피치아웃] 사과도 연좌제가 있을까…kt를 보며

입력 : 2016-07-19 19:20:38 수정 : 2016-07-19 1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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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謝過)’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과는 받아들이는 상대의 의사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사과를 해야할 당사자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직접 잘못을 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잘못에 책임이 있는 주위 사람이 대신 사과를 해야 할 경우도 있다. 현직 검사장이 비리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법무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채무관계의 연대보증처럼 사과의 연대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당사자와는 거리가 멀거나 지나치게 많은 주변인들이 사과에 나설 경우 받는 입장에서도 난처할 때가 있다. 대신 사과해야 할 사람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고, 사과를 강요한다면 이는 ‘연좌제’처럼 여겨진다.

조선시대 한 사람이 잘못을 범하면 3족이 피해를 봐야 할 만큼 연좌제는 뿌리가 깊은 제도다. 아직도 북한에는 연좌제가 남아 있어 얼굴도 모르는 친척으로 인해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런 폐해 때문에 대한민국헌법 제13조 3항에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넣을 만큼, 연좌제를 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막내구단 kt 위즈가 선수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구단으로서는 소속 선수들의 잘못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점에서 분명히 사과해야 할 일이다. 조범현 kt 감독이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던 것은 연대 책임이라는 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kt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지난 14일 수원구장에서 주장 박경수가 선수들을 대표해 사과했다. 열심히 운동만 하던 선수들이 몇몇 동료들의 잘못으로 전부 죄인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듯해 안타까웠다. 이 장면을 보고 연좌제를 떠올렸다면 과한 상상일까.

그런데 오히려 선수들의 반성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단 프런트의 반성이다. 현재 상황은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연대책임을 묻고 구단 고위층은 뒤로 빠진 듯한 모양새다. 물론 구단의 공식입장은 법적 시비가 가려진 뒤에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면서 구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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