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경찰 조사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유창식의 자진신고를 접수한 KBO는 관할 경찰서에 지난 24일 이 내용을 통보했다. 이를 접수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유창식을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다. 경찰은 유창식의 자진신고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 외에 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KBO 통보를 받기 전에 이미 유창식의 승부조작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으나 유창식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되면서 더 이상 수사를 진척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유창식의 자수로 수사가 재개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경찰은 4∼5년 전 은퇴한 전직 야구선수 A씨가 승부조작 브로커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유창식을 통해 A씨의 브로커 역할이 확인되면 A씨를 통한 관련 선수들이 줄줄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될 경우 자진신고에 나서는 선수들이 계속 나올 수 있다. 이 때 의외로 많은 승부조작 가담 선수들이 나온다면 KBO에 충격을 던져줄 수 있다. 그래도 발본색원이라는 차원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NC 이태양의 경우와 유창식의 사례가 완전 별개의 사건이듯이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브로커들과 연루된 선수들이 침묵하고 있다면 여전히 승부조작의 검은 그림자는 KBO리그에 잔존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주기적으로 새로운 브로커들이 잡힐 때마다 새로운 승부조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라 KBO리그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최악의 상황도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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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창식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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