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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모바일 게임 세계 무대서 펄펄

입력 : 2016-08-16 05:40:00 수정 : 2016-08-16 09: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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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G ‘모두의마블’ 글로벌 원조
‘세나’ 국내 석권후 일본시장 안착
‘서머너즈워’ 해외서 예상 밖 대박
일본업계 “유에서 무 창조” 高평가
‘히트’ 국가별 맞춤 콘텐츠로 결실
홍콩·대만서 경쟁작보다 우위 차지

 [홍콩·도쿄(일본)=김수길 기자] 지난 8월 초 이른바 홍콩의 명동이라 불리는 코즈웨이베이. 이곳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하이산 플레이스 앞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로 래핑된 트램이 “땡!땡!땡!” 소리를 울리면서 지나간다. 얼마 후 넥슨의 ‘히트’로 치장한 버스도 질세라 속도를 낸다. 장소를 서쪽으로 옮겨 세계적인 명품 매장이 즐비한 센트럴 부근. 주말을 맞아 놀러 나온 앳된 얼굴의 청소년 여럿이 유튜브에 올라온 ‘모두의마블’ 주제가인 일명 ‘모마송’을 듣느라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얼마 전 자이언티가 부른 ‘모마송’을 일행 중 한 명이 직접 한국어로 따라부르자 놀라서 박수를 친다. 홍콩은 한류가 여전히 살아있는 곳 중 하나다. 하나의 문화 상품인 게임은 이처럼 이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국산 모바일 게임이 해외에서 얼굴을 알리면서, 침체일로인 게임 업계에 돌파구가 되고 있다. 내수에 치중하면서 극심한 경쟁을 겪었으나,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2년 전 넷마블게임즈 ‘모두의마블’이 태국을 위시한 동남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게임한류의 제 2막을 예고했다. 중국과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모두의마블’을 내려받은 숫자는 2억 건을 웃돌고, 이에 비례해 누적 매출도 6000억 원을 돌파했다. 한국산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화를 이끈 원조인 셈이다.

이어 컴투스 ‘서머너즈 워’가 예상 외로 대박을 치면서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의 가능성을 알렸다. ‘세븐나이츠’는 한국산 게임의 불모지인 일본에서 흥행했고, ‘히트’ 역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산 불모지 일본도 손에 넣다

‘세븐나이츠’는 국내 무대를 석권하자마자 해외로 발빠르게 눈을 돌린 사례다. 여러 한국 게임이 과락 점수를 받은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공을 들였고, 현지 소비자들도 자국산 게임으로 인식할 정도로 최적화된 콘텐츠를 도입했다. 이는 적중했다. 올해 2월 일본 출시 100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400만 건을 넘겼고, 현지 애플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순위는 3위, 6위다. 이후 20위권을 오가다가 최근 12위까지 반등하면서 상승세로 분위기를 돌렸다.

일본 게임 시장에서 외산 게임이 이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은 ‘세븐나이츠’가 최초다. 서비스사인 넷마블게임즈의 박영재 본부장은 “‘세븐나이츠’를 통해 일본 모바일 게임 사업에 노하우를 익히고,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는 중”이라며 “현지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로 한국 모바일 RPG가 일본에서 1위를 하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세븐나이츠’는 일본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라이징 마켓’으로 불리는 동남아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태국에서는 3월 7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마켓에서 매출 1위를 동시 달성했고 여전히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시간 차를 두고 1위를 차지했고, 현재 10위 안에 안착했다. 이 밖에 체코 애플 앱스토어에서 5위, 호주는 최고 성적 20위를 챙겼다. 홍콩 애플스토어에서 일하는 리디아 쳉 씨는 “처음에는 한국 친구가 ‘세븐나이츠’를 하는 걸 보고 따라 해봤는데, RPG 장르라도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그래픽과 액션이 화려한 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봉장은 결과로 말했다

컴투스에서 제작한 ‘서머너즈 워’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동일 장르에서 경쟁이 치열한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일찌감치 나간 선봉장이다. 49개국 애플 앱스토어, 10개국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1위를 거머쥔 바 있고, 순위를 10위로 넓히면 애플 앱스토어는 106개국, 구글플레이는 91개 국가로 급증한다. RPG 장르로 국한하면 97개 나라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다.

 

특히 ‘세븐나이츠’보다 먼저 입성한 일본에서는 각종 오픈마켓 매출 순위 10위권 중반을 유지하면서 흥행 반열에 들어갔다. 컴투스는 일본 시장에 정통한 인사를 법인장으로 영입했고, 별도 콘텐츠 제작에 1년 이상 시간을 쏟았다. 일본 업계에서는 ‘서머너즈 워’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평가한다.

일본 광고대행사 하쿠호도 관계자는 “유력 게임의 순위 독점 현상이 심하고 자국산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일본 시장 특유의 정서는 외산 게임에는 높은 진입 장벽이자 텃세로 보일 수 있다”며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일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않은 ‘서머너즈 워’의 흥행은 녹록지 않은 여건을 극복할 만한 게임성이 담보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맞춤 전략에 후발주자 한계 없다

 넥슨이 판권을 갖고 있는 ‘히트’는 세계 시장으로 반경을 키우면서 가장 핫(hot)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당초 ‘히트’는 동시다발로 글로벌 시장에 시판됐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현지화 전략이 우려됐으나, 국가별 맞춤 콘텐츠와 운영이 꼼꼼하게 선행되면서 풍족한 결실을 맺고 있다. 화려한 연출을 선호하는 태국과 대만에서는 ‘히트’의 웅장한 그래픽을 강조한 TV 광고를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태국의 경우 현지 대형 이동통신사 DTAC와 손잡고 프로모션을 전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태국 내 DTAC 가입자는 ‘히트’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아이템 패키지를 받고, DTAC를 통해 아이템 구매 시 보너스 아이템이 추가로 따라온다. 유럽·북미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 등 국가별 맞춤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전술이 먹히면서 ‘히트’는 태국과 홍콩, 대만, 베트남 구글플레이에서 각각 최고 매출 순위 4위, 2위, 6위, 4위에 올랐고 애플 앱스토어로는 태국·대만에서 3위, 홍콩 2위, 베트남에서는 1위를 찍었다. 소폭 등락을 반복하면서 최상위권에 터를 잡고 있다. 홍콩과 대만에서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세븐나이츠’, ‘서머너즈 워’ 등 경쟁작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상만 넥슨 해외모바일사업본부장은 “‘히트’가 오랫동안 사랑 받는 장수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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