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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BS '역사저널 그날' 영화 '밀정' 노골적 홍보 논란

입력 : 2016-08-22 13:34:48 수정 : 2016-08-22 13: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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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공영방송의 역사 전문 프로그램이 영화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나.

KBS ‘역사저널 그날’이 9월7일 개봉할 영화 ‘밀정’을 지나치게 홍보해줬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내용은 지난 21일 방송된 광복절 특집 ‘의열단 김상옥, 일제의 심장에 폭탄을 던지다’ 편이다. ‘역사저널 그날’은 이날 방송에서 ‘깜짝 손님’이라는 이례적인 포멧으로 ‘밀정’의 출연 배우 송강호, 공유, 한지민을 차례로 인터뷰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도에 넘치는 설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날의 주제는 의열단원 중 김상옥이라는 인물로 일제강점기에 악행을 일삼았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항일 활약상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방송 중간에 갑자기… ‘밀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의열단원 중에서 ‘밀정’으로 의심되는 인물인 황옥으로 포커스가 옮겨졌다. 이는 ‘깜짝 손님’인 배우 송강호와 공유, 한지민을 끌어내기 위한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지적이다. 영화 ‘밀정’ 홍보하기 위해 황옥이라는 논란의 인물을 억지로 끌어낸 건 프로그램 흐름상 무리수였다.

배우들이 ‘역사저널 그날’ 패널과 인터뷰하는 장면도 작위적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지난 8월초 진행된 ‘밀정’ 제작 발표회에서 사전 녹화된 장면을 마치 ‘역사저널 그날’ 패널들이 돌아가면서 배우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취해 방송에 내보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게 ‘깜짝 손님’을 강조하기 위한 편집의 묘미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홍보성 목적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역사저널 그날’의 고정패널로 출연한 이해영 영화감독은 방송에서 “여기가 무슨 팬 미팅 자리냐”는 식으로 무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영화 ‘밀정’은 의열단원 중 내부의 스파이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황옥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해서 만들어진 펙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이다. 따라서 황옥, 김시현, 현계옥 등 실존인물은 모두 가명으로 나온다.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다뤄야 할 ‘역사저널 그날’에서 굳이 펙션으로 제작된 영화 ‘밀정’의 출연배우들을 일일이 인터뷰할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 김정훈씨는 ‘역사저널 그날’ 시청자 소감란에 “어쩌다가 이렇게 망가졌는지…어째든 영화홍보는 제대로 했구만…애초에 예고됐던 고려가 원에 항복했다는 내용은 안 나오고 이게 뭐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최근 KBS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를 하고 홍보 보도를 52회나 반복하며 띄워주기를 하고 이를 거부하는 기자들을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stara9@sportsworldi.com

‘역사저널 그날’ 방송 캡쳐 화면

‘역사저널 그날’ 방송 이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의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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