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롯데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실패다. 26일 현재 61승74패 승률 0.452로 막내구단 kt만 제친 9위다. 1승1패에 따라 8∼9위를 오가고 있는 의미없는 제자리걸음. 그렇다고 손놓고 시간만 보낼 수는 없다. 144경기째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1승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치열함이 필수다.
무엇보다 감독의 거취문제가 걸려있다. 조원우 감독은 지난 겨울 부임한 신임 사령탑이다. 첫 감독직에 오른 뒤 팀을 이끌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게되고 올 시즌 순위도 충분히 이해가 갈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지난 시즌 사례가 분명 부담으로 돌아올 터다. 초보감독 1년 실패 후 바로 경질한 기억이다. 2014시즌 후 물러난 김시진 감독 이후 롯데는 이종운 경남고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2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했고, CCTV 사건 등 구단 사상 최악의 홍역을 겪은 뒤 최하진 전 사장이 결정한 감독선임을 이창원 사장은 받아들였다. 롯데는 8위에 그쳤고, 시즌 후 구단 수뇌부는 이 전 감독을 한 시즌만에 경질했다.
작년의 기억이 없다면 조 감독의 거취문제가 나올 이유가 없지만, 선례가 있다 보니 고민거리가 됐다. 하지만 또 한번 경질을 선택하기는 큰 부담이다. 2년 연속 한 시즌 감독 교체는 프런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롯데가 유임카드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등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에서 야구단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대안도 마뜩지 않다는 게 이유다.
그렇다면 롯데와 ‘조원우호’는 희망을 보여줘야한다. 특히 프런트와 감독을 떠나 선수들 각자도 마찬가지다. 시즌 내내 불거진 NC전 열세와 12연패의 책임을 감독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CCTV 사건 때만 해도 팬들은 프런트를 비난했지만 두 시즌이 지나면서 실망감의 화살은 선수들로 옮겨갔다. 관중수도 78만6996명으로 두산, LG, SK, 삼성에 이어 5위까지 떨어졌고, 넥센(78만2121명)과도 차이가 적다. 지난 19일 사직 넥센전 홈관중은 2114명이었다.
KBO리그에서 그 어느 팀보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하는 구단이 롯데다.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도 위기임을 직시해야한다. 롯데팬들은 화가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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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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