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이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 주지훈은 극 중 유일하게 선에서 악으로 물들어가는 후배 형사 문선모 역을 맡았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대중의 호기심을 끌었다. ‘비트’, ‘태양은 없다’ 김성수 감독의 범죄액션장르 복귀작이자,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남자 냄새’ 물씬 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을 확정했기 때문. 초반 분위기는 정우성, 황정민, 곽동원에 포커스가 집중됐지만 개봉 이후 주지훈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문선모는 연기하기 까다로운 입체적인 캐릭터다.
“선모는 리액션이 많은 인물이다. 극중 상황은 계속 변해가고, 저를 대하는 다른 인물들의 태도도 바뀐다. 저만 흐름을 잘 받아들이면 ‘그 변화는 저절로 보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엔 어떻게 연기를 해야하나 걱정했다. 결론은 형들을 잘 쫓아가는 것. 누구든지 믿음을 가질수 밖에 없는 형들이지 않나.”
-어떤 역할의 인물인가?
“선모는 감독님이 도경이(정우성)의 다른 면을 표현한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했다. 형사 선후배 사이여서 둘이 비슷하기도 하고, 한도경도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을테니까. 영화 속 악인들의 전사(前史)를 선모라는 캐릭터로 표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다. 밀리지 않아야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애초에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했다. 본인이 연기자라고 생각하고 잠깐 그 분들을 떠올려보시라. 형들이 마음먹고 ‘장면을 장악하겠다’라며 연기를 하면 안 뺏길 자신 있는가? 부담을 버리고 잘 따라가자고 생각했다.”
-함께 연기한 소감은?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확실히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와 하는 게 좋다. 내가 되게 좋은 포수를 만난 기분이다. 공이 빠지면 주자가 뛰어 나가지 않냐. 우리 형들은 정말 다 받는다. 하다가 ‘어? 이거 큰일났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생겨도 다 받아친다. 상대배우 입장에서 굉장한 신뢰가 생기고 더 편하게, 하지만 열심히 임하게 된다.”
-비리 형사 한도경 역의 정우성과 붙는 장면이 많았다.
“도경이가 선모와의 감정이 담긴 액션신이 있다. 그 장면은 30 테이크까지 갔다. 뭔가 잘 안 되더라. 그런데 그 장면이 제 감정신이기도 하지만 우성이 형의 감정신이기도 하다. 우성이 형이 저를 위해 차가운 바닥에서 미동도 안 하고 2시간 가까이 있었다. 또 우성이 형의 액션 연기는 자타 공인 최고가 아닌가. 엉켜서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거짓말처럼 다 받아줬다. 찍다가 저도 모르게 다리를 형의 목, 겨드랑이에 하나씩 걸쳤는데 찍을 때마다 똑같이 제 다리를 잡고 장면을 만들어주더라. 대단하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 후 첫 액션영화다.
“시나리오 제안은 왔었다. 일부러 피한 건 아니다. 액션 영화가 있고 액션 아닌 영화가 있었는데 그땐 지금 내가 출연한 영화를 선택하면서 그렇게 됐다.”
-주로 어떤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편인가?
“최근작이 ‘좋은 친구들’, ‘간신’, ‘아수라’다. 그래서 예산도 큰 상업영화인데 엄청 내용이 강하고, 어두운 게 많이 들어온다. ‘넌 할 수 있어!’하면서 말이다. 드라마에서는 ‘샤방 샤방’하고 ‘방긋 방긋’한 느낌의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
-대중의 시선과 관객의 반응에도 신경을 쓰는 편인가?
“전 갑자기 데뷔한 경우다. 연극영화과를 다닌 것도 아니다. 그 전에는 내 캐릭터 하나, 이 시퀀스 하나를 표현하는 것도 버겁고 힘들어서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형들, 선생님들께서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 저래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소통이 중요하다. 관객과 오래 호흡할 수 있는 설득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가 너무 좋고 하고 싶은데 관객과 소통이 안 되면 할 수가 없지 않나.”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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