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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걷기왕' 두 번 봐도 재밌다·의미있다·행복하다

입력 : 2016-10-20 09:37:40 수정 : 2016-10-20 10: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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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걷기왕’은 꼭 봐야하는 영화다.

패기와 열정을 당연시하고 강요하는 현대 사회. ‘걷기왕’은 통쾌한 어퍼컷을 날린다. ‘너는 뛰어도 나는 걷는다!’. 이것만으로도 ‘걷기왕’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만복(심은경)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왕복 4시간을 걸어서 통학하는 강화도 소녀. 차도, 오토바이도, 버스도 그녀에겐 ‘멀미 머신’일뿐. 덕분에 튼튼한 두 다리와 ‘토쟁이’라는 별명을 얻은 17세 고등학생으로 성장했다.

만복이는 뚜렷한 목표도 꿈도 없다. 그러던 차에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육상부 새내기가 된다. 유일하게 자신있는 ‘걷기’만 하면 된다니 하기 싫은 공부보단 낫겠다 싶어 시작하게 된 경보. 육상부 에이스 수지 선배(박주희)를 따라 훈련에 돌입한다. 하지만 죽기살기로 뛰고 구르는 부원들 눈에 들긴 쉽지 않은 일.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서 열리는 경보대회 출전권을 따냈지만, 문제는 ‘서울까지 어떻게 가느냐’다. 미운정 고운정 다 든 수지 선배와 만복은 80km를 걸어서 출전하기로 한다. 

영화의 백미는 역시 엔딩신이다. 평범한 재능으로 경쟁의 세계에 뛰어든 만복이. 그녀가 내린 결정은 무한 경쟁 사회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극적인 장치는 없지만 영화는 소소하고 알차게 92분을 채운다. 만복이가 키우는 숫소 소순이(안재홍)의 내레이션, 거대 공룡의 출현 등의 설정에서 백승화 감독의 재기가 돋보인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지는 웃음은 덤이다.

심은경은 고민 많은 평범한 10대 여고생을 특유의 유쾌발랄함을 능청스러운 연기로 보여줬다.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을 비롯해 동료 배우들 모두 “심은경은 만복 그 자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을 완성한 것. 영화를 보는 내내 ‘만복=심은경’이란 공식이 떠오른다. 심은경이어서 고맙다.

청춘의 가치와 성장, ‘조금 느려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걷기왕’은 10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추천할 만한 영화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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