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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이동국, 5년의 '한(恨)'과 은퇴… 그리고 그랜드슬램

입력 : 2016-10-21 05:50:00 수정 : 2016-10-21 15: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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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기자] “중요한 순간마다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정확히 5년 전 ‘라이언 킹’ 이동국(37·전북 현대)이 내뱉은 한탄이었다. 당시 K리그 전북은 ‘2011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올랐다. 2006년 아시아 정복에 성공했던 전북이 5년 만에 다시 한 번 절호의 기회를 잡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북은 승부차기 끝에 알 사드(카타르)에 패했다. 에이스였던 이동국은 결승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후반 25분 교체 출전했으나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특히 연장 전반 완벽한 득점 기회에서 왼발 슈팅이 빗맞아 허공으로 날아간 장면은 이동국을 두고두고 괴롭혔다.

5년 동안 ‘한(恨)’을 품은 이동국이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전북은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FC서울과의 ‘ 2016 ACL’ 4강 2차전에서 1-2로 패했지만, 지난달 28일 1차전에서 4-1로 승리한 덕분에, 합계 5-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이동국은 “두 번 다시 오지 못할 기회”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사실 이동국은 ACL에 누구보다 큰 애착을 보였다. 전북은 이동국을 영입한 2009년 K리그 정상에 오르면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7회 연속 ACL 본선에 진출했지만, 2011시즌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8강 이상 진출한 적이 없다. 그때마다 이동국은 땅을 쳤다. 이동국이 ACL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은퇴’와 ‘그랜드 슬램’이다.

그는 은퇴에 대해 초연하다. 제2, 제3의 전성기를 누리며 여전히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지만,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아홉 살이다. 그는 “뛸 수 있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지지만 “큰 부상을 당하면 내일 당장 은퇴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매경기 간절하다. ACL은 누구나 출전할 수 없는 대회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더욱 간절하다.

만약 이동국이 이번 ACL 결승에서 승리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그는 2009, 2011, 2014시즌에 이어 지난 시즌까지 전북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전무후무한 ‘MVP 4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K리그 신인왕, 득점왕, 도움왕을 모두 경험했다. 대표팀에서도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르는 등 모든 기록을 쌓았다. ACL 역시 2011시즌 당시 대회 MVP와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다만 단 한 가지, ACL 우승 경험이 없다. 5년 전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한을 품었던 그가 그의 경력에 정점을 찍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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