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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이형철 "배역 크기? 작품 속 존재감이 중요하죠"

입력 : 2016-10-23 10:35:03 수정 : 2016-10-23 1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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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미친 존재감’. 배우 이형철에게 딱 맞는 표현이다.

이형철은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무미건조한 삶에 공허함을 느끼는 수학교사 박천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마음 속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아내 아닌 다른 여자와 마음을 나누는 실수를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찌질함을 지닌 캐릭터다. 이렇듯 짠함을 유발하는 박천수를 이형철은 실감나게 연기해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인 막장극에 등장하는 ‘불륜남’이 아닌 현시대 유부남들을 대변하는 인물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낸 것. 21년차의 내공으로 작품 속에서 늘 존재감을 빛내는 배우 이형철을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종영소감을 전해달라.

“많이 섭섭하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컸고, 함께 하는 팀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드라마 스토리 자체에 공감이 많이 가서 촬영도 즐겁게 했고. 그러다보니 올 여름이 정말 더웠는데 더운 줄도 모르고 잘 했다. 그래서 끝나는 게 아쉽고, 좀 더 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다.”

-어떤 이야기에 공감이 됐나.

“우리 드라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 나이 대에 딱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극중 유부남이라 사실 내 캐릭터보다는 싱글인 지진희 캐릭터나 김희애의 독백에 공감을 많이 했다. ‘나만 이렇게 느끼고 사는 게 아니구나’ 하면서 이 나이 대의 싱글들이 느끼는 게 비슷하고 생각했다.”

-미혼인 본인은 정작 유부남에다 불륜 설정의 캐릭터였다.

“그렇긴 하다.(웃음) 근데 나는 바람이라고 생각 안 했다. 어렸을 때는 이성끼리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믿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다보니 어떤 한 관계 안에서 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생기게 되고, 또 남녀사이 ‘이성’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극중 천수는 아내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애경을 통해 풀었다고 생각한다. 창구 역할이랄까. 물론 현실에서 보면 바람이 맞지만, 극에서 부부관계에서 오는 그런 부분들을 천수 캐릭터로 풀어내셨던 것 같다. 주변에 결혼하신 분들이 천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간다고 하시더라.”

-현실공감 스토리로 사랑받았지만, 시청률은 기대만큼 안 나왔다. 아쉬움은 없나.

“자극적인 면이 없으면 시청률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자극적이거나 막장적인 부분이 없고 잔잔한 매력이 컸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시청률을 떼놓고 볼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전작도 그렇고 배신남, 불륜남 등 악역을 많이 맡아온 것 같다.

“스스로 많은 색깔을 지닌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고착화 된 것 같다. 아마 ‘온에어’ 이후지 않나 생각한다. 그때 악역이었는데, 한 회에 네 신 밖에 안 나오는데도 존재감이 강렬했다. 이후로 자꾸 그런 쪽으로 접근하시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받는 입장이지 않나. 악역을 하더라도 살짝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한다든가, 고민 많이 하고 있는데 연기변신이 어려운 면이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오뉴월’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완전 악역이다. 드라마를 많이 하고는 있지만 항상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얼굴 선이 굵다보니 브라운관보다 스크린에 나오는 내 얼굴을 스스로 좋아하는 면도 있고, 90 안에 기승전결이 다 드러나도록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작업도 재밌다. 그러다보니 악역이긴 하지만 영화를 택하게 됐다. 어차피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미지가 세기도 하고, 굳이 피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편집본은 못 봤는데, 현재까지는 만족한다는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기대된다.”

-악역을 벗어난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은?

“멜로를 해보고 싶다. 사실 여자 형제가 많다. 그래서 이미지와 달리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다. 부드러운 역할이나 감성적인 역할을 시켜주면 잘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봐주시는 분이 아직 없는 것 같다.(웃음) 함께 촬영하는 카메라 감독님들만 알아주신다. 눈빛이 딱이라고, 멜로 해보라고 권유해주신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불타는 청춘’, ‘라디오스타’ 등 예능 출연 반응도 뜨거웠다. 또 예능 출연 계획 없는지.

“내가 말을 재밌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이번에 예능을 하게 되면, ‘정글의 법칙’이나 ‘진짜 사나이’ 같은 활동적인 예능을 하고 싶다. 평소에도 스포츠나 캠핑 같은 야외활동을 정말 좋아한다.”

-21년차 배우다. 배우로서의 신념이 있다면?

“배우가 존재할 수 있는 곳은 카메라 안이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 역할을 내가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거다. ‘이형철이 했기 때문에 역할이 살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성공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몫들이 있고, 그 존재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스스로 늘 단련시키고 준비 된 배우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kwh07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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