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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사회고발+휴머니즘 담은 수작

입력 : 2017-02-07 16:04:48 수정 : 2017-02-07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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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퍼스픽쳐스

확정된 판결에 대하여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에 당사자 및 기타 청구권자의 청구에 의해 그 판결의 당부를 다시 심리하는 비상수단적인 구제방법. '재심(再審]'의 사전적 의미다. 김태윤 감독은 '익산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영화로서 '재심'했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2000년 발생한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이다. 2000년 8월 10일 최 씨(15세)는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와 시비 끝에 유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함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된 후 2010년 출소했다. 지난해 최 씨는 항소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10년의 복역기간과 6년 동안의 진실공방 끝에 얻어낸 무죄라는 결과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다뤄진 바 있어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영화는 고발보다는 현우와 준영, 그리고 현우의 어머니의 심리상태에 카메라를 가져갔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6년이란 세월을 잃어버린 현우, 현우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정우, 청소년 아들을 교도소에 보내고 하루하루를 어둠 속에서 살이온 엄마 순임. 그 동안 말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스크린에 채워넣었다

'재심'은 모두를 이롭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의 허술한 약점을 파고들어 나태한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몰아넣은, 약자에게 법마저 등을 돌리는 사회의 문제점을 녹여냈다. '사회고발'로 격분과 분노를 자아내기 보다는 피해자가 우리의 가족이, 우리의 지인이 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게 일상과 함께 버무렸다.

그랬기에 관객들에게 더 큰 공분과 울림,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 외에 영화로서 흥미롭게 한 사건의 기승전결을 두고볼 수 있게 장르적 이점도 챙긴 것.

지난해 '동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강하늘은 '재심'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충분히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강하늘은 119분 동안 혼란스러운 내면과 폭발하고 감정을 내지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현우를 흐트러짐 없이 소화했다.

정우도 강하늘과 발맞춰 호흡을 주고 받았다. 속물스러운 변호사가 현우의 억울함에 분노하고, 법에 맞서는 인간적인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한 편의 성장드라마 처럼 풀어냈다.

'재심'의 가장 큰 히든 카드는 바로 현우 어머니 순임 역을 맡은 김해숙. '국민엄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을만큼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우리네 어머니상을 연기해왔다. 그럼에도 '재심'에서는 또 달랐다. 시각장애인으로 분한 김해숙은 억척스러움과 아들의 억울함에 가슴 사무치는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게 만들 준비를 마쳤다.

암울한 사회와 사회 고발, 휴머니즘까지 모두 갖춘 '재심', 관객들이 이 사건을 '재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16일 개봉. 러닝타임 119분.

온라인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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