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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은 중국발 M&A 제재, 한국은 금호타이어 먹튀?

입력 : 2017-02-08 06:00:00 수정 : 2017-02-07 23: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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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중국 자본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바로 금호타이어 이야기다.

최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국내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산업은행이 포함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이달 중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이에 따라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박삼구 회장은 계약 체결 이후 1개월 안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거나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넘어가고 만다.

실제 국내 2위 타이어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국적의 더블스타에게 인수되면, 심각한 국부 유출일뿐만 아니라 타이어 핵심 기술이 중국 업체로 넘어가는 것이어서 좌시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더구나 타이어는 자동차 연관 산업이다. 자동차와 연관 산업은 차세대 혁신 분야로 그 어떤 분야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타이어, 전장사업, 부품 등 기존 자동차 연관 업체는 물론, 구글과 애플 등 IT 업체들까지 나서서 핵심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이같은 흐름을 따라잡으려는 중국 자본과 관련 업계는 글로벌 기업 사냥에 나서 핵심 기술을 손쉽게 확보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요 근래 몇 년간 지속됐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유럽 기업을 상대로 한 중국 업체 측의 M&A(인수합병)가 무산된 규모만 지난해 무려 750억달러(한화 약 85조425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의 약 100억 달러와 비교하면 7.5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물론, 중국 측이 무분별한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로 인한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미국과 유럽 당국이 안보 등을 이유로 이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산업 안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금지하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USCC가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미국 의회가 외국인 투자심의 위원회(CFIUS)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중국 국유기업이 미국 기업을 매수하거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을 봉쇄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올라 있다. CFIUS는 미국 재무부와 국방부, 국토안전보장부 등 당국자로 구성돼 외국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가 안전보장과 핵심 인프라에 위협을 가져온다고 판단하면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네덜란드 필립스 조명사업부의 미국 현지 계열사로 자동차 조명과 LED부품을 취급하는 루미레즈 인수합병에 나섰던 중국 컨소시엄이 좌절한 것은 CFIUS가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자본을 이용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국내에서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합병으로 인한 경영부실 및 기술 유출 논란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금호타이어 역시 더블스타 측은 고용승계 등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정리해고 단행 후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살 때보다 더 비싼 가격에 다시 팔아버리면 그만이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은 물론, 미국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동차 및 항공기 타이어에 있어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중국에 팔린 이후 남좋은 일만 시킨 일이 허다하다”면서 “이를 막는 것이 진정한 산업 안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실질적인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에 나선 중국 정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 기업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 역시 다수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조차 자국의 산업안보를 위해 중국 자본의 투자에 재갈을 물리고 있는 상황에서 덜컥 국내 기업을 중국 측에 내주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 설명
1. 금호타이어 로고.
2. 금호타이어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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