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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재심' 정우X강하늘, 대사는 거들 뿐

입력 : 2017-02-14 09:25:01 수정 : 2017-02-14 1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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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얼하다. 결말을 알고 극장에 들어섰음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재심’(김태윤 감독)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라는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다. 2000년 8월 전라북도 익산의 약촌오거리에서 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목격자였던 소년 최 군은 경찰의 강압과 폭행으로 인해 용의자로 둔갑했고 징역 10년 형을 살았다가 재심을 통해 지난해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재심’은 특별히 가공하지 않아도 여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에 불신만 남은 출소자 현우(강하늘)와 돈이 필요한 변호사 준영(정우), 만날 일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재심이라는 장치로 인해 하나로 묶인다. 현우를 살인자로 만든 것은 이 사회의 가치 체계와 편견 그리고 이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이다. 현우와 준영이 진실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예상 가능한 범주 내에서 흘러가지만 지루하지 않다. 믿고 보는 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진심을 담은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제대로 빼앗고 있기 때문.

정우는 속물 근성으로 가득한 준영이 현우를 만나 정의롭게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정우의 얼굴로 클로즈업이 들어가는데 매 순간 명연기가 펼쳐진다. 표정부터 행동까지 디테일하게 감정을 잡아내는 정우의 주특기가 매 장면 살아있다. 강하늘은 눈빛으로 현우의 모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낸다. 대사는 거들뿐이다. 역할에 착 달라붙은 듯 작은 제스처 하나만으로 영화가 품은 공기를 시시각각 뒤바꾼다.

묵직한 소재와 메시지에 눌려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시선으로 두 남자의 걸음을 쫓는다. 영화를 보고 소화하는데 부담이 없다.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는 시도도 감히 하지 않는다. 우리와 함께 현재를 살고 있는 최 군과 그의 가족들을 향한 감독의 배려일 것이다. 15일 개봉.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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