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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는 못살아' 이예지와 강진희, 복수의 칼 갈며 ROAD FC 더블엑스

입력 : 2017-02-28 09:15:03 수정 : 2017-02-28 09: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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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모든 게 낯선 데뷔전에서 기량을 전부 발휘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꽤 많은 파이터들에게 데뷔전은 패배의 아픔이 남아있는 쓰린 기억이다. 심지어 데뷔전을 어떻게 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파이터들도 많다.

'여고생 파이터' 이예지(18, 팀제이)와 '여자 권아솔' 강진희(19, 팀강남/압구정짐)도 마찬가지다. 데뷔전에서 패배를 맛봤다. 두 파이터는 선전에도 데뷔전의 거대한 벽에 막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데뷔전 상대와 다시 맞붙어 복수할 기회를 얻었다. 3월11일 XIAOMI ROAD FC 037 XX(더블엑스)에서다.

먼저 이예지는 2015년 7월 ROAD FC 024 IN JAPAN에서 시나시 사토코와의 대결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박지혜의 부상으로 대체 투입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상대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 이제 데뷔전을 치르는 여고생 이예지에게 데뷔전 승리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케이지 위에 선 이예지는 모두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베테랑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상대의 서브미션 기술을 잇달아 빠져나오며 조금씩 기대치를 높였다. 이예지가 상대의 기술을 피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예상치 못한 여고생의 활약에 모두가 매료된 것이었다. 경기종료 7초를 남기고 아쉽게 TKO로 패했지만, 이예지를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고생의 선전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그야말로 졌지만, 잘싸운 경기였다.

약 1년 6개월이 지난 뒤 이예지는 시나시 사토코에게 복수할 기회를 잡았다. 그 기간이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방학 기간을 맞아 하루 종일 체육관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는 이예지는 "저를 데뷔 시켜준 상대이기도 해서 반가워요. 처음에 너무 많이 맞아서 꼭 되갚아 주고 싶어요. 약 1년 반 만에 만나게 됐는데,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라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이예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후진 기어는 없다. "그날 경기(데뷔전) 끝나고 거울을 봤는데 얼굴에 멍이 너무 많이 들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무조건 많이 때리려고 합니다. 한 대라도 더 때리고 싶어요. 국내 최초면서 ROAD FC에서도 첫 여성부 리그에 출전하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첫 대회인 만큼 다들 멋진 경기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이니까 응원 많이 부탁드려요."

강진희 역시 데뷔전 상대였던 라이카 에미코와 다시 맞붙는다. 지난해 11월 일본 DEEP JEWELS 14에서 라이카 에미코에게 판정패한 것에 대한 복수다. 당시 강진희는 복싱 챔피언 출신인 라이카 에미코와 접전을 벌이며 자신의 포텐션을 보여줬다.

"클린치상태에서 못 버티고 3번 정도 넘어갔어요. 타격에서도 몇 번 맞아서 휘청거렸어요. 가드도 계속 내려갔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가드 올리는 연습과 체력 위주로 신경 쓰고 있습니다." 지난 경기를 돌아보는 동시에 이번 경기 준비에 대해 전하는 강진희의 말이다.

강진희는 '여자 권아솔'로 불린다. 그를 전담하고 있는 코치가 권아솔이다. 강진희의 훈련과 경기에 권아솔이 항상 함께한다. 권아솔은 강진희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며 챔피언 DNA를 심어주고 있다. 이번 경기 역시 권아솔의 지도하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권아솔 코치님은 저에겐 스승님이죠. 기술도 많이 알려주시고 스파링도 같이 해주시고 멘탈도 많이 잡아주세요. 기술적인 부분은 권아솔 코치님이 시키는 대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제 2전 2패에 불과하지만, 강진희는 권아솔의 지도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두 번의 패배도 허무하게 진 것이 아니라 상대와 접전을 벌이며 아쉽게 패한 것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성장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그래서 승리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솔직히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프로 데뷔하고 지금까지 2패입니다.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어요. 약한 상대는 아니지만 한번 해봤으니 잘 준비하면 이길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이 있다. 리벤지 성공을 위해 독기를 품은 이예지와 강진희가 그렇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강진희(왼쪽) 이예지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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