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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8 04:40:00, 수정 2017-03-08 04:40:00

[차길진과 세상만사] 86. 국민이 행복하면 인구절벽 해결된다

  • 요즘 인구절벽(人口絕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말은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즉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한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걸 뜻한다.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가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는 지난 2015년 10월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2018년이 되면 한국은 인구절벽에 직면해서 경제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음을 예고한 바 있다.

    고령화 사회의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초반 인구절벽시대에 들어섰다. 그 여파로 지금 일본은 최저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직난보다 일할 사람이 필요한 구인난이 크다. 골라갈 수 있는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겪는 취업난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어려운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대학생 중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일본 기업에 취직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 기업들이 필요한 사람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최종 합격한 예비 신입사원들에게 부모확인을 받아오라는 이례적 요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렵게 뽑은 합격자를 다른 회사에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중소기업들에서 두드러지는데 대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일 할 수 있는 인구가 점점 줄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은 머지않아 우리 사회에서도 대부분 일어났다. 일본이 인구절벽으로 인해 겪는 사회현상을 보면 빠르게 고령화로 가고 있는 우리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일본은 내수 시장이라도 탄탄하여 구인난을 겪고 있지만 조선업의 불황에다가 사드 배치문제로 중국의 경제적 보복까지 당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래저래 어려울 뿐이다.

    정부도 인구절벽에 대비하여 2006년부터 10년 간 각종 저출산 대책에 쏟아 부은 돈이 무려 120조 원에 이른다.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나아지지 않고 있으니 이는 돈 때문에 출산을 꺼려하면서도 돈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다. 게다가 취업이 어려우니 출산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다.

    몇 년 전 한 회사의 CEO에게 신입사원 선발 원칙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 CEO는 “지원자가 고생을 해봤느냐 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흔히 말하는 능력, 학력이 아니었다. 그 회사 최종 면접에 선발된 지원자들 중에는 배경이 화려한 사람이 꽤 있었다. 해외 학위 소지자, 고위 공직자 부모를 두거나 집안이 부자인 자, 심지어 박사 학위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물리치고 최종 합격한 자는 평범한 지원자였다.

    “그 사람의 학력과 인성을 봅니다. 엘리트 코스를 순탄하게 걸어온 자는 탈락시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는 일에는 화초 같은 사람은 그리 도움이 안 됩니다. 훌륭한 조건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쓸모 있는 사람을 뽑아야죠.”

    일본의 구인난이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인구절벽에 따른 기이한 현상일 뿐이다. 아무리 사람이 귀해도 화초 같은 사람은 필요치 않듯이 학력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이 우대를 받는다. 지금 일본이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을 겪어도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도 정부가 장기적인 플랜으로 건강한 산업구조를 만들고 필요한 인재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대통령 탄핵문제, 저출산 문제, 남북문제,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인구절벽보다 인물절벽이 더 심각하다. 결국 해법은 ‘사람’에 있다 할 것이다.

    많은 것도 사람이고 없는 것도 사람이다. 저출산의 극복방안으로 이민 얘기가 공론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민 정책도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국민에게 현실적인 행복정책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인구절벽은 극복될 것이니 보다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 


    ◇차길진

    [약력] (사)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 (사)후암미래연구소 대표, 차일혁 기념사업회 대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운영자문위원, 현 경찰박물관 운영위원, 화관문화훈장 수훈,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대행

    [저서] 어느날 당신에게 영혼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또 하나의 전쟁, 효자동1번지, 영혼산책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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