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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9 03:00:00, 수정 2017-03-09 03:00:00

사드 위기 면세점, '폭풍전야' 안개속

  • [전경우 기자] 면세점 업계가 짙은 안개속에 갇혔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지침을 내린 한국 방문 제한 조치로 여행상품 예약 취소가 현실로 다가오자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발 ‘사드 위기’는 여행사, 항공사, 화장품 업계 등 관련 업종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가장 직격탄은 맞게 되는 것은 면세점 업계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70% 이상이다. 외국인 손님 중 유커의 비율은 9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며 중국 정부 조치에 직접 영향을 받는 그룹 여행객이 절반을 넘어선다. 7일 각 면세점의 매출 추이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지만 예약 취소 물량 입국 시기가 도래하는 이달 하순경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월드점 재개장을 준비하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지만 중국의 타겟이 롯데그룹 전체를 향하고 있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중국 해커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디도스공격으로 인터넷 면세점 웹페이지가 다운되며 실제 매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면세점들 역시 패닉 상태다. HDC신라면세점은 1월과 2월에 연속 흑자를 냈고, 올해 들어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지난 1월 개점 9개월 만에 월 단위 흑자를 달성했지만 모두 ‘사드 사태’에 발목을 잡혔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한화갤러리아면세점과 두타면세점도 매출액이 급락할 운명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면세점의 사업 철수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신규면세점들은 중국인과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더 절대적이다.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이지만 면세점 운영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방책은 사실상 전무한 형편이다. 고객 다변화와 다국가 진출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도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규모가 있는 회사 이야기다.

    일부 면세점들은 내달 5일 입찰이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항 면세점은 내국인과 외국인 비중이 5:5에 가까워 중국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에게 주어진 기회가 아니다. 면세점 사업 면허와 운영중인 사업장이 있어야 도전이 가능해 면허만 있고 매장을 열지 않은 현대백화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던 SK는 지난 시내면세점 입찰에 실패하며 면세 사업을 사실상 접은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업계는 직원들의 동요를 막으며 우리 정부와 중국측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폭풍전야’와 같은 상태지만 ‘태풍의 진로’는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단체관광객 쿼터 축소나 메르스 사태 등 여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결국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2011년 연간 전체 매출액이 5.37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하며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재벌 그룹들은 ‘황금알이 낳는 거위’로 떠오른 면세점 사업에 너도 나도 뛰어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연말에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이 문을 열면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늘어난다. 

    kwjun@sportsworldi.com

    사진=롯데면세점 본점을 가득 채운 쇼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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