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한국야구 반성문③] 이제는 정말 '전임 감독제'를 논해야 할 때

입력 : 2017-03-12 13:11:56 수정 : 2017-03-12 15:57:4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전임감독제는 분명히 필요하다. KBO리그 감독들이 대표팀까지 받으려면 부담이 클 것이다. 현직에 있지 않은 젊은 지도자들이 감독을 맡아 새롭게 팀을 이끌었으면 한다.”

이 말은 이번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나고 나온 게 아니다. 지난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밝힌 의견이다. ‘초대대회 우승’이라는 기적같은 낭보 뒤에도,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비보 뒤에도 결국 현장의 화두는 하나로 모아진다. ‘전임감독제’에 대한 필요성이다.

◆도돌이표 논란은 그만, ‘한시적’ 운용도 OK

‘전년도 우승팀 사령탑이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KBO의 감독 선임 원칙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2001년 두산을 우승시킨 뒤 2002 아시안게임으로 첫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한화와 WBC 1·2회 감독을 병행한 뒤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6년 뒤인 2015 프리미어12에서도, 8년 뒤인 2017 WBC에서도 한국 야구는 김 감독을 호출했다. 이 과정에서 전임감독제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심연으로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KBO가 그동안 전임감독제를 적극 추진하지 않았던 이유는 세 가지다. 국제대회가 자주 열리지 않는다는 점, 전임감독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점, 프로팀을 제외하고는 후보군의 풀이 넓지 않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축구와는 달리 야구는 아시안게임과 WBC 정도가 유일한 국가대항전 행사였다. KBO의 주 업무도 국내리그 관리에 치중돼있는데다, 감독들 역시 수입과 업무지속성이 보장된 프로팀으로 가는 것을 훨씬 선호하던 터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야구 종목이 포함된데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부터 2019 제2회 프리미어12, 2021 제5회 WBC까지 매년 국제대회가 예정돼있다. 최근 프로팀에 젊은 감독의 바람이 불어들면서 세대교체의 역풍을 맞은 베테랑 감독들 역시 구직 중이다. 게다가 지난해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아마추어 기구와 협의해 대표팀을 통합 운용하는 과정도 이전보다 수월해진 상황이다.

◆일본이 보여주는 전임감독제의 좋은 예

전임감독제를 논할 때 가장 흔히 등장하는 예시는 일본 대표팀이다. '사무라이 재팬'은 일찌감치 고쿠보 히로키(45)라는 젊은 사령탑을 선임해 지난 2013년 WBC 직후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계약 기간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다.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축제에 야구를 열기를 확실히 부활시키겠다는 큰 목표를 위해 그린 밑그림이었다.

고쿠보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치렀던 첫 대회는 지난 2015 프리미어 12였다. 당시 우승을 노리던 와중에 3위에 그친데다, 패한 상대 역시 한국이었던 탓에 감독 교체 요구가 빗발칠 정도로 일본 야구팬들의 실망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세대 교체’라는 장기적인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는 일본 대표팀의 발전 방향은 이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이번 일본 WBC 대표팀 전체 엔트리 명단 중 70%는 20대 젊은 선수가 차지하고 있다. 1라운드 B조에 속한 일본은 쿠바, 호주, 중국을 모두 꺾고 조1위로 2라운드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