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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홍상수·김민희의 외침…영화 속 '말말말'

입력 : 2017-03-14 11:25:37 수정 : 2017-03-14 15: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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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홍상수는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과 생각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여배우가 생겼다. 그리고 그 여인과 신작을 촬영했다. 내용은 보나마나다.

홍 감독과 김민희가 불륜을 인정했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의 시작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부터 시작된다. 홍 감독은 자신이 김민희를 바라보는 시선을 오롯이 담아냈다. 당시 김민희는 “홍 감독은 내 모습을 너무 잘, 많이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장면이나 대사 등 내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 신기했다”며 해당 영화를 통해 기적을 경험했다는 소감까지 남겼다.

23일 개봉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두 사람의 연애가 무르익었을 때쯤 촬영한 작품이다.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사랑과 갈등을 겪으면서 그 본질에 대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 캐릭터의 직업과 이름까지 실제 두 사람과 비슷하다. 때문에 대중은 홍 감독과 김민희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쏟아냈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홍 감독의 항변과는 별개로 다분히 두 사람의 상태와 상황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로 평가됐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독일 함부르크 여행 1부와 강릉 여행 2부로 나뉘어 전개된다. 1부에서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과의 불륜 후 고뇌하는 영희가 독일로 떠난 후의 모습이, 2부에서는 강릉으로 돌아온 영희가 동료와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 곳곳에 두 사람을 연상케 하는 대사가 가득하다.

영희는 함부르크에서 “서울에 갈 이유가 하나도 없어”라고 말한다. 서울에서 숨어지낸 김민희를 떠올리게 하는 대사다. 과거 연애사를 짚는 대사도 등장한다. “잘 생긴 남자들은 다 얼굴값 해. 많이 만나봤지. 나 진짜 많이 놀았어. 나 이제 외모 안 봐”라면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부남 감독과 만난다는 것을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내가 좀 솔직하잖아. 그런 게 어떤 때 힘들더라고”라며 “그 사람 자식도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라고 홍 감독의 실제 가족 관계를 생각하게 되는 대사가 나온다. 더불어 “그냥 나답게 사는 거야.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고 싶어. 그것뿐이 없어”라며 불륜에 빠진 여배우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배우 문성근의 입을 빌려 홍 감독의 심경이 나오기도 한다. 극중 상원은 “영화는 만들지만 정상이 아니다. 괴물이 돼가는 것 같아. 후회하는 것에서 벗어나야지. 매일같이 후회해. 그런데 자꾸 하다 보면 달콤해져. 계속 후회하다 죽어버리고 싶어”라는 이야기와 함께 눈물을 터트린다. 

또 영희에게 책의 한 페이지를 읽어주며 마음을 전한다. 상원이 만드는 새로운 영화다. “헤어질 때가 오는 것입니다. 그 객실 안에서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우린 둘 다 자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난 그녀를 끌어안았고 그녀는 내 가슴에 몸을 맡겼습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그녀의 얼굴 어깨 그리고 눈물젖은 손에 키스를 할 때 그때 우리는 정말 불행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심장이 타버리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 그때야 비로소 우리의 사랑을 방해한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이고, 사소한 것이고, 기만적이었는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사랑을 하고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에는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행복이나 불행,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선한 행동인가 악한 행동인가라는 분별보다는 더 고상한 것, 더 중요한 것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습니다.” 홍 감독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 있었다.

불륜을 개인적인 일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도 녹아있다. 유부남과 불륜설 이후 모든 것을 잃은 영희. 그녀와 대화하던 지인은 “할 일이 없어서 그래. 지들은 그렇게 잔인한 짓 하면서, 지들끼리 좋아하는 걸 불륜이래”라며 두 사람을 향한 대중 시선을 비웃기까지 한다. 또 그런 영희를 보고 “성숙해졌다” “연기하는 게 보고 싶다”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쯤되면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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