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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있는 집 두산, 정(情)만 빼면 여유만만

입력 : 2017-03-23 06:00:00 수정 : 2017-03-23 09: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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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권기범 기자] 없는 살림의 팀은 항상 고민이다. 어떻게든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조합을 찾기 위해 사령탑들은 머리를 쥐어짠다. 두산도 다르진 않지만 그 본질은 약간 다르다. 넘치는 자원을 놓고 고심하는 행복한 비명이다.

슬슬 개막 엔트리를 좁혀가고 있는 시점, 투수진의 거의 완성단계다. 5선발로 함덕주가 유력하고, 불펜진에 김성배, 김승회, 홍상삼, 김강률 등이 합류하면서 더욱 막강해졌다. 이용찬도 26일 등판결과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 남은 한두자리를 놓고 누구를 선택해야할 지가 관건이다.

투수 엔트리는 걱정이 덜하다. 팀당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진을 제외한 불펜진은 분명 기회가 온다. 한 시즌 동안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들이 나오고, 감독으로서도 미안함이 적다. 실제로 신인 박치국의 경우는 캠프에서 눈도장을 찍었지만 개막엔트리 입성은 어렵다. 대신 김태형 감독은 후반기 그를 히든카드로 쓸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야수 고민은 투수와는 또 다르다. 주력군은 정해져있고 결국 몇 명의 백업멤버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인데, 부상상황이 없거나 팀 분위기 전환 차원이 아니면 시즌 중 1군 틀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더욱이 두산의 야수진은 공수주 안정돼있고, 무조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길이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김태형 감독은 난감하다. 내야수로는 류지혁, 최주환, 서예일 등이 매일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외야수에도 국해성, 조수행, 정진호, 김인태 등이 무력 시위 중이다. 일례로 외야수의 경우 파워 넘치는 국해성이냐, 수비안정된 조수행이냐,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재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인태냐 이런저런 선택지로 인해 혼란스럽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가 세대교체를 완성한 야수진이라고 하지만, 겨울을 보내고 스프링캠프까지 지나고 보니 또 다른 원석들이 보석이 되기 위해 땀을 흘렸다. 감독으로서 2군행을 지시하기가 껄끄러운 건 인지상정이고, 더욱이 밀려나는 선수들도 기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정(情)을 떠나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있는 집의 여유다. 두산 한 프런트는 “감독님이 왜 여유가 있으시겠느냐, 주력 선수가 아파도 다른 선수를 넣으면 그만이다. 그게 두산의 힘”이라고 귀띔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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