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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kt 로치, 이대형에게 '반짝반짝' 글러브를 선물받은 사연

입력 : 2017-03-23 06:00:00 수정 : 2017-03-23 10: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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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이대형이 ‘반짝반짝’ 글러브를 선물해줬다.”

kt의 외인 투수 돈 로치(28)가 팀에 합류한 지도 이제 2개월, “동료들이 적응을 도와준 부분이 있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로치는 망설임 없이 이대형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이전에 본 적이 없었던 반짝이는 글러브를 선물로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도대체 어떤 글러브였길래 평생 미국에서 야구를 해온 투수도 신기해하는 걸까. 로치가 라커룸에서 들고나와 확인시켜준 글러브는 확실히 일반적인 종류는 아니었다. 선수들이 주로 쓰는 글러브는 갈색,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 종류 자체는 다양해도 단색으로 이뤄진 반면, 이 글러브는 검정색과 은색으로 두 가지 색이 배합돼 있었다. 특히 은색 가죽은 형광등 아래에서도 영롱한 빛깔을 뽐냈다. 로치가 이를 ‘반짝반짝’ 글러브라고 일컫는 이유였다.

정작 선물을 한 당사자 이대형은 외려 쑥쓰러워했다. 특별히 선물을 하기 위해 제작을 한 게 아니라, 현재 쓰고 있는 글러브와 색깔만 다른 것을 줬을 뿐이라는 것. 실제로 이대형이 보여준 자신의 글러브는 같은 디자인이지만 파란색과 은색의 조합이었다. 이대형은 “이제까지 외인 선수들이 내 글러브를 보면서 신기해 하는 일이 많아서 하나씩 선물을 해주곤 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치가 이번 시즌 마운드에 이 글러브를 들고 올라갈 일은 없어 보인다. 이대형의 주 포지션인 외야수용 글러브이기 때문이다. 로치는 “애초부터 쓰려는 마음은 없었다. 이 글러브는 내가 kt의 선수라는 일종의 징표 같은 것이다”라고 전했다. 굳이 콕 찝어 검정색으로 해달라고 이대형에게 따로 요청했던 것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바로 kt의 상징색 중 하나가 검정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프로야구에서 외인 선수들을 ‘용병’이라 부르는 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돈을 주고 데려와 단기 목표를 위해 쓰고 버리는 도구가 아닌,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전력을 만들어나가는 팀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쪽이다. 이제 ‘장수 용병’이 대세가 됐지만, 이는 선수 본인 뿐만 아니라 팀원 전체가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대형의 글러브로 보여지는 kt와 로치의 ‘케미스트리’는 이미 시작됐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잠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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