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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싼 마켈… 마음 급한 롯데는 외인 적색등

입력 : 2017-03-28 10:06:51 수정 : 2017-03-28 10: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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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찬밥 더운 밥을 가려야하는데, 배부른 투정이 되게 생겼다. 롯데가 바빠졌다.

올해 전력구상의 큰 틀이 무너졌다. 조쉬 린드블럼 대신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이 짐을 싸고 떠났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시차에 적응하지 못하던 마켈은 부산으로 온 뒤에도 좀처럼 잠을 자지 못했다. 결국 한 시즌을 보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마켈은 솔직한 심경을 구단에 털어놨고, 결별하기로 했다. 구단 측은 “수면장애도 있지만, 개인사도 있는 것 같다. 새벽에 계속 미국에 전화를 하더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구단으로선 황당하다. 특히 조원우 감독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롯데는 선발진이 가장 약한 팀이다. 토종선발진이 불투명해 외인 원투펀치는 전력의 핵심이다. 개막 후 계속된 부진 끝에 이별하는 것보단 낫지만, 시작부터 어긋난 것은 분명하다.

수습을 해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지금 시기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막바지, KBO리그에서 성공할 기량을 갖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아직 메이저리그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 와서 빅리그 로스터 진입이 가능한 거물급 선수와 접촉해 부산행 비행기를 타게하기는 어렵다. 현재 롯데의 러브콜을 흔쾌히 받아들일만한 선수들은 냉정히 기량에서 물음표가 있는 게 사실이다.

토종선발진에 여유가 있다면 좀 더 기다린 뒤 5∼6월 메이저리그의 꿈을 미뤄둔 안정적인 선수와 접촉해 영입할 수 있지만 롯데는 급박하다. 현재 박세웅과 김원중이 선발진입을 확정했고, 조 감독은 박시영과 박진형 중 한 명을 고민하고 있다.

어느 한 명 안정적이지 못하다. 4년차이자 1군 3년차가 된 박세웅은 지난해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139이닝을 소화했는데, 토종에이스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또 김원중은 아직 보여준 게 전혀 없는 유망주고 박시영 및 박진형도 작년의 활약을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외국인 선발 한 명 없이는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렵다.

롯데는 그간 준비해놓은 외국인 투수 후보 명단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당장 31일부터 개막인데, 기량을 다시 검토하고, 여유있게 의사를 확인하며 접촉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롯데 관계자는 “우선 빠르게 새 선수를 영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자칫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는 형국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파커 마켈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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