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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긴박했던 NFC, 숨막혔던 슈틸리케 유임

입력 : 2017-04-03 17:00:00 수정 : 2017-04-03 16: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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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파주·권영준 기자] 긴박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이하 기술위) 12명 가운데 10명의 위원이 참석했고, 논의 시간도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장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의 운명은 그렇게 유임으로 결정났다.

기술위는 3일 오후 2시30분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두고 격론을 시작했다. 이날 기술위원회에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필두로 정정용 한국 18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하석주 아주대 감독, 조긍연 K리그 경기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당사자인 슈틸리케 감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은 평상시처럼 숙소에서 전력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핵심 안건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리더십 논란을 겪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린 중대사를 논의하는 만큼 분위기는 엄숙했고, 무거웠다. 협회 관계자는 애초 30분가량 회의를 진행한 후 3시를 전후로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과 경질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가닥을 잡고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가운데 회의가 길어졌고, 협회 관계자는 “논의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슈틸리케 감독 거취 발표를 30분 늦추겠다”고 전했다.

현장이 숨막히게 돌아가는 시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대형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등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사전에 유임으로 결정을 내리고 논의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현장에서는 ‘결정난 것은 없다.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초조한 시간이 흐르고 흘러 발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겼다. 이윽고 기자회견장에 이용수 기술위원장에 입장했다.

기자회견장이 술렁이는 가운데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격론이 오갔다. 여론을 등진 결과가 아니냐는 목소리와 대체자 부재에 따른 결론이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이 위원장은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신뢰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애매모호하면서도 숨막히는 한 마디를 남기고 퇴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렇게 살아남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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